野, 광주서 ‘사분오열’
  • 김용언
野, 광주서 ‘사분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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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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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천정배, 박주선, 박준영 세 사람의 공통점은 광주·전남 출신이라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세 사람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해 ‘신당’(新黨)을 창당한다는 공통분모도 있다. 광주·전남 출신이다보니 그들의 신당 무대 역시 광주·전남일 수밖에 없다. 이 세 사람이 신당을 만들면 호남, 정확히 광주·전남에는 새정련 말고도 ‘천정배당’ ‘박주선당’ ‘박준영당’이 등장하게 된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이 새정련을 탈당하고 신당 대열에 뛰어 들었다. ‘호남의 사위’답게 그는 광주·전남에서 누구보다 앞서 나갔다. 그가 탈당하자마자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이 동반 탈당했다. 이어 새정련 소속 3선인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이 “새정치연합은 희망이 없다. 창조적 파괴를 통한 야권 재편으로 정권교체의 더 큰 길을 가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광주 출신 임내현 의원도 탈당했다. 그는 “강경·급진 친노 세력 때문에 새정치연합에 ‘종북·좌파’의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중도 세력 등 국민의 신망을 잃어 정권교체가 완전히 불가능한 ‘식물 야당’으로 전락했다”고 자기가 몸담았던 새정련에 오물을 퍼부었다. 그 역시 안철수 신당 합류다.
 급기야 ‘광주의 딸’ 권은희 의원까지 움직이고 있다. 권 의원은 처음 천정배 의원을 만나 그 쪽으로 기우는가 했더니 안철수 쪽으로 알려졌다. 드러난 모습으로만 보면 안철수 의원이 천정배, 박주선, 박준영 의원의 신당에 완승(完勝)을 거두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안 의원과 천 의원 간에 긴장이 흐른다. 호남 신당의 깃발을 든 천 의원이 안 의원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자신을 만난 뒤 안 의원 진영 합류 가능성이 보도된 권은희 의원에 대해 “호남에서 ‘뉴DJ’를 찾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뉴DJ’의 맨 앞에 서 있는 한 분이 권은희 의원입니다”고 안 의원 신당 합류를 견제했다. 그는 과거 안 의원이 당 대표 시절 주도한 일부 인재영입과 공천과정에서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또 안철수에 대한 광주 민심과 관련, “광주에서 민심의 문제는 조금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광주 민심이 안철수 지지가 아니라는 쪽으로 해석했다. “광주 시민들 입장에서 신당을 도와주겠다는 생각이 크지만 신당이 신당다운 인물과 다른 분들로 구성된 거 아니냐는 걱정이 있으신 것”이라고 새정련을 탈당해 안 의원 쪽에 합류하는 광주출신 의원들을 꼬집었다.
 안 의원의 독주를 보는 박주선, 박준영 신당의 입장도 비슷하다. 박주선 의원은 안 의원 신당에 대해 “별개로 당을 만들 이유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는 여러 번 만나 공통점을 많이 발견했다. 천정배 의원은 중용정당의 길을 간다는데, 중도개혁민생실용의 기치를 들겠다는 제 계획과 일치한다”며 천정배-박주선-박준영 3자간 연대 가능성을 암시했다.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가능성을 넘어 당위”라며 “민심이 새누리당과 경쟁할 새 당을 만들라는 것인데, 각자도생하는 것은 민심에 대한 반역이고 배신”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안철수 신당을 향한 쓴소리다.
 광주는 김대중에 이어 노무현, 문재인 대선후보에게 표를 퍼주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남 출신의 DJ가 압도적 다수를 얻은 것은 그렇다 쳐도 경남-부산 출신의 노무현, 문재인 후보에게 90% 이상을 퍼부은 것은 영남정권에 대한 교체 열망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새정련 문재인 대표는 바로 그 광주에서 배척당하고 있다. 불과 3년 사이의 일이다.
 광주의 문재인 배척으로 광주는 지금 안철수-천정배-박주선-박준영 신당으로 갈렸다. 안철수 신당이 앞서간다지만 광주 여론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정권교체가 가능한 대체세력을 만들라고 했더니 광주를 분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민심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전후해 영남출신이 독점한 정권을 되찾아오기만 학수고대하는 광주 민심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 건 아니다. 안철수-천정배-박주선-박준영으로 나뉘어 민심을 분산시키는 것은 광주 민심도 아니고 뜻도 아닐 것이다. 광주를 분열시키는 신당파들은 반성해야 한다. 새정련의 반성이 가장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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