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짓누르는 `대선 필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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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짓누르는 `대선 필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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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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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환/언론인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후보 진영은 위장전입, 충북 옥천 땅과 양재동 빌딩 매각, BBK 의혹 등으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추락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이 후보 지지율 하락은 좀체 좁혀질 줄 모르던 두 사람 간 지지율 격차가 축소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박 캠프에는 `박근혜 대망론’을`박근혜 대세론’으로 바꾸자는 기고만장한 목소리도 들렸다.
 실제로 이-박 두 사람 지지율 격차가 줄긴 했다. 지난 18일 S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오늘이 선거일이라면 누구를 찍을지’를 물은 결과 이명박 후보 33.5%, 박근혜 후보 24.8%로 조사됐다. 지지율 격차가 지난달의 14.8%포인트에서 한자리 수인 8.7% 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단오(6월 19일)가 오면 그네(박 후보)가 뜬다”는 말들이 박 후보 캠프에서 흘러 나왔다.
 그러나다. 이 후보 지지율도 빠졌지만 박 후보 지지율도 하락했다. 이 후보 지지율은 지난달 말에 비해 7.9%포인트 빠지고 박 후보 지지율도 1.8% 포인트 빠진 것이다. 다만 이 후보 낙폭이 더 큼에 따라 격차가 좁혀진 것 뿐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입장에선 어떤가. 두사람 지지율 합계는 58%다. 60%가 안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탈당하기 앞서 세 사람 지지도가 75%를 넘나들고, 손 전 지사 탈당후보에도 70%대를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박 후보로서는 입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같은 조사에서 범여권의 손학규 전 지사 6.6%,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의장 3.5%, 이해찬 전 총리 2.0%, 유시민· 권영길 의원 각각 1.8%, 한명숙 전 총리 1.7%다. 다합해야 15% 될까 말까다. 이 수치만 보면 한나라당집권전선에는 이상이 없다. 그러나 꼭 그럴까?  2002년 노무현 후보는 지지율이 한자리로 추락했지만 대권을 잡았다. 한나라당이 희희낙낙해선 안되는 이유다. 특히 박 후보 진영이 그렇다.
 한나라당에 `대선 필패론’ 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박 두 후보의 진흙탕싸움에 넌더리를 내는 양식 있는 목소리다. 뿐만 아니라 강재섭으로 대표되는 지도부의 무능·무력에 대한 자괴감이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총에서 최구식 의원은 “심지어 이-박 후보 캠프 의원들끼리 `차라리 열린우리당 의원을 상대방 캠프 의원 보는 것 보다 낫다’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개탄했다. 두 후보진영에 속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쌓이고 또 쌓인적개심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황새와 조개가 서로 주둥이를 놓지 않고 있다가 둘 다 어부에 잡힌다는 옛말을 예로 들며 “우리끼리 이렇게 주둥이를 잡고 있다가는 경선이 끝나도 후보 캠프 간의 봉합도 어렵고 이길 수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박이 서로 주둥이를 물고 있는 사이 범여권은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손만 잡으면 못 이룰 일이 없다”고 원모를 짜는 중이기도 하다.
 이 후보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박 후보 진영에서는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온다”고 환호성쳤다. 실제로 이-박 사이를 떠돌던 의원들이 박 쪽으로 기우는 듯한 기류가 없지 않았다.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이 선대본부장을 맡고, 최병렬 전 대표가 고문으로 합류한 것도 이즈음이다. 전화 여론조사 결과 마의 30%대를 넘어섰다는 자체 보고도 나왔다. 그러나 박 후보진영은 여전히 배타적이다. 누군가 캠프를 기웃거리면 찬바람이 불어 온다. 이 후보 지지율이 추락하고부터 더 그렇다. 외부인사가 발을 붙이기 참 어렵다. 그래서 외부에서 합류한 안병훈-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과 기존 멤버들과의 협조가 삐걱거린다는 소리도 들린다. “박 후보를 배신한 사람들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들린다. 집권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무슨 사단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지금 정권을 손에 쥔양 이-박 두 후보가 “상대방만 쓰러트리면 대권을 잡는다”는 식으로 이를 앙다물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과 DJ가 누군가? 절대 방심해선 안된다. 특히 박근혜 진영에 들려 주고 싶은 얘기다. 한번도 30%를 넘지 못한 박 후보 지지율로는 안심할 수 없다. 이 후보 지지도가 하락한다지만 하락한 만큼 박 후보쪽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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