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국의 엿장수에게 반드시 필요한 장비는 가위다. 엿목판도 있어야하고, 수레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는 게 뭉툭하고도 헐렁한 가위다. 명색이 가위이니 엿가락 자르는데 쓰겠지만 그 보다는 악기 대용으로 효용성이 더 높을 것 같다. 철거덕철거덕 소리는 동네 꼬마들을 불러모으고 우는 아이도 달래는 마법을 부리기도 한다.
엿장수 가위가 만들어내는 음조는 엿장수만의 ‘연주’능력에 좌우되게 마련이다. 아무나 손가락에 끼고 철거덕거린다고 제소리가 나는 게 아니다. 가위를 엿가락 늘이는 데 쓰든, 악기로 쓰든 그건 ‘엿장수 마음’에 달렸다. 그래서인지 무슨 일을 제멋대로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에겐 어김없이 이 말이 따라 붙는다.
때마침 논란에 논란을 거듭해오던 김영란법 시행일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법규대로 ‘3·5·10만 원’이란 틀도 중요하지만 변덕 행정의 뒷전에서 오가는 금품이 있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닐지. 자칫 비뚤어지기 쉬운 아이를 반듯하게 키우려면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나라의 기강도 마찬가지다. 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라는 인식이 상식으로 통해야 한다. 그래야만 반듯한 나라를 세웠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게다. 행정이 원칙 없이 사람 따라 달라진다면 그야말로 변덕 행정이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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