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시간외수당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은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이제까지 공개된대로 전국 지자체의 부당 청구사례가 많았던 탓이다. 성실한 공무원들로서는 가슴을 칠 노릇이다. 그러나 이는 부적절한 처신을 일삼은 공무원들 스스로가 불러들인 불신이다. 경북 23개 시·군 공무원들이 지난 2005년부터 지난 5월까지 받아간 시간외 수당 1335억원을 바라보는 눈길들이 곱지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게다가 지급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상주시가 그 본보기다. 상주시 공무원들의 야근은 새 시장의 눈도장을 받기위한 것이라고 도마 위에 올랐던 터가 아닌가. 상주는 한가지 사례일 뿐이다.
포항시가 지난해 쓰지 못하고 다음 연도로 넘긴 사업비는 1242억원이나 된다. 2006년 전체 예산은 8452억원이다. 상세한 내용 파악을 않더라도 너무 많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예산 타내기에만 바빴지 효율성 있게 쓰지 못했다는 반증이란 지적이 따르게 마련이다. 일은 제대로 하지도 않고 예산 확보에만 욕심을 부렸다는 비난이 터무니 없다고 한다면 이는 강변(强辯)이다. 포항시의 시간외수당은 170억원이다. 경북도에서 가장 많다. 시간외근무는 열심히 했는데도 워낙 어려운 업무라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것인가. 대규모 인사를 코앞에 둔 포항시가 참고해야 할 측면의 한가지 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공무원 불신은 주민들에게서만 읽을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심지어는 행정자치부 조차도 시간외수당의 편법관행에 의시(疑視)를 던지고 있다. 그러니 납세자들의 심정이 어떠할지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예·결산을 해마다 치르는 행사쯤으로 여기고 큰 탈 없이 넘기기만 하면 된다는 자세는 곤란하다. 이듬해엔 또다시 똑같은 일을 되풀이할 것 아닌가.
납세자에겐 당당한 권리가 있다. 납세액이 많고 적은 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래서 혈세가 무섭다는 것이다. 그러니 혈세를 관리하는 공무원들은 정신 차려 일해야 한다. 예산은 어김없이 해마다 나오는 것이니 `눈먼 돈’쯤으로 알고 있다면 그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밥값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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