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불빛의 네가지 연원(淵源)과 지역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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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불빛의 네가지 연원(淵源)과 지역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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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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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포항국제불빛축제의 대미가 장엄하게 장식되었다.
 4일 밤 형산강둔치에서 펼쳐졌던 축제기간 중의 세 번째 불꽃쇼는, 해도동과 송도동을 비롯한 포스코 인근의 주민들에게 특별히 감사하는 의미를 띤 것이어서 우리들의 눈은 물론 가슴까지 환하게 해주었다.
 이제 포항시와 포항시민, 참여단체와 참여기업 등은 진일보한 제5회 행사를 위하여 허심한 자세로 자체평가를 해 볼 시간이다.
 언론매체들은 새로운 기획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 대하여 다양한 지면을 통해 찬사와 진단을 해주었다. 언제나 행사는 화려하지만 끝난 뒤가 문제가 된다.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에 살아 있으려면, 주체의 충실한 뒷정리가 따라야 할 것이다.
 여기에 즐겁게 동참하는 뜻에서 축제와 관련하여 잘 언급되지 않은 포항불빛의 연원을 말해보면서, 지역사랑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연원을 제대로 찾을 때 포항의 이미지로 상정된 불과 빛을 상징할 아이템을 추가로 개발하여 볼거리를 풍성하게 할 수 있으며, 이것은 결국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당초 불빛축제는 포스코의 용광로를 상징하는 `불’의 이미지와 영일만의 해를 상징하는 `빛’의 이미지를 테마로 하여 창안되었다.
 나는 포항불빛의 연원으로 두 가지를 더하고자 한다. 하나는 칠포리 암각화의 북두칠성이고, 다른 하나는 해달못[日月池]의 연오랑과 세오녀이다. 말하자면 포항불빛의 계보학(genealogy)은 `칠포리 암각화의 북두칠성 → 해달못의 연오랑과 세오녀 → 영일만의 해 → 포스코의 용광로’로 구성된다.
 칠포리 암각화는 한반도 최대의 바위그림으로서 곤륜산 일대에 다섯 점이 분포되어 있다. 윷판형 성운도(星運圖)는 북두칠성을 나타낸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2000년 여름에 우리 대학 소식지에 소개하기 위하여 칠포리 암각화를 답사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문화재 안내표식조차 없어 안타까웠다.
 이후 포항시의 문화행정도 발전하여 지금은 잘 갖추어진 형태로 찾는 이들을 반기고 있다. 칠포리 암각화의 북두칠성은 청동기시대(BC 4~6세기)에 바위에 각인된 별빛으로 포항불빛의 효시이다. 삶의 바다를 항해한 조상들에게 `희망의 길잡이’로 인식된 것이다.
 연오랑과 세오녀는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 실린 포항의 불빛역사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157)에 도구리 앞바다에서 바위를 타고 연오랑과 세오녀가 일본으로 가게 되자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가(日月無光), 제사를 통해 해와 달의 빛이 되살아났다.(日月如舊) 칠포리 암각화의 별빛과 함께 포항불빛의 원형을 형성하는 이 햇빛과 달빛은 `상실과 회복의 역동성’을 나타낸다.
 영일만의 해는 의미상으로는 `대광명(大光明)’을 나타내며, 공간적으로는 호미곶의 해맞이[迎日]광장으로 구체화된다. 이곳은 새천년 한민족 해맞이축전이 개최되어 포항불빛의 한 상징으로 국민들에게 인지되어 있다. 바다와 육지에 마주보게 설치된 손 조형물은 `상생과 화합’을 나타내고 있어 포항불빛의 현재적 정신을 표상한다.
 포스코의 용광로는 포항불빛 그 모든 연원의 귀결이라 할 수 있다. 포스코의 불빛이 포항에서 점화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칠포리 암각화의 별빛, 연오랑과 세오녀의 햇빛과 달빛, 영일만의 해가 객관적 질료(역사)로 있었기에, 박정희와 박태준과 포스코인이라는 주체적 의지(건설)가 결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객관 합일의 인연법으로 볼 때 그렇다. 1968년 첫 삽을 떠 2007년 파이넥스 공법에 이르기까지 포스코의 불빛역사는 이 땅의 `창조와 혁신’의 기념비가 되었고, `롬멜하우스 애환’과 `우향우 정신(포스코 창립기에 건설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오른쪽에 있는 영일만에 빠져죽자는 배수진의 정신)’은 `도전과 성취’의 좌표로 남았다.
 이들 네 가지 연원에서 포항국제불빛축제의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 또한 이들 연원에 내재한 포항불빛의 정신(희망의 길잡이, 상실과 회복의 역동성, 대광명, 상생과 화합, 창조와 혁신, 도전과 성취 등)을 형상화하고 이벤트로 구성해 나가길 바란다.
 국제화되고 종합화된 포항국제불빛축제의 최고 아이템은 역시 불꽃쇼라 할 것인데, 이의 주관자가 포스코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향토기업들과 포스코 계열사들도 더불어 후원사로 참가하여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전언에 따르면 포스코는 제1~4회 축제까지 총 42억여 원에 이르는 희사(喜捨)를 지역사회환원 차원에서 하였다고 한다.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함으로써 포스코의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해준 포항시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지역발전(경제활성화)으로 연결지은 것이다.
 대형화된 이번 축제를 위해 애쓴 모든 이들 자원봉사자, 행사진행자, 공무원, 경찰관 등의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하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내지 기업시민활동(corporate civil activity)에 대해서도 갈채를 보낸다. 기업의 사회봉사활동을 가르치는 사회복지적인 시각에서 하는 말이다. 박희택 (위덕대 교수,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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