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범죄, 인간성을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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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범죄, 인간성을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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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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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보험금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하고, 두 누이를 살해하려다 중태에 빠뜨린, 참으로 믿고 싶지 않은 일이 수원(11일)에서 일어났다.
 20대의 장성한 대학 휴학생 아들이 잠든 부모와 누이들에게 흉기를 들이댈 줄이야 꿈엔들 생각했을까. 천륜을 망각한 패륜범죄에 말문이 막힐 뿐이다.
 범인 아들은 제대 후 휴학 중 주식에 손댔다가 날린 3000여 만원을 갚기 위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한달 전 어머니와 누나들 그리고 자신까지 4명 명의로 생명보험에 가입한 후 범행당일 새벽 복면강도로 위장했다. 거실에서 자던 아버지를 먼저 흉기로 찌르고 안방의 어머니를 찌르는 순간 아들임을 알아본 아버지가 아들 이름을 부르며 그만 하라고 울부짖었지만 다시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두 누이들은 생명을 건졌지만 중태다. 어떻게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 준 부모를 죽이고 천륜의 누이들을 죽이려 했는지 소름끼친다.
 그러면서도 그는 범행 후 친구집에 있다가 태연하게 가족들이 이송된 병원에 찾아가 수술동의서를 써주는 등 인간으로서의 본성 그 자체를 말살했다. 부모와 자식, 그리고 누이들과의 혈연적 연계로 맺어진 천륜관계가 처참하게 뭉개진 현실은 우리에게 어찌 할 수 없는 망연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우리는 그동안 이런저런 패륜적 범죄를 예외적으로 보아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주식으로 날린 돈을 갚기 위해 가족몰살의 참극을 벌인 그는 정신상태와 의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런 패륜범죄 현상에 대해 학자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물질만능주의가 정신문화의 쇠퇴를 초래함으로써 정신의 빈곤과 도덕성의 타락을 유발한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현실이 그렇다. 배금사상과 이로 인한 인간성의 말살현상으로 사회구성의 기본단위인 가정이 붕괴되고 학교마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리가 높다.
 가정엔 어른이 없고 학교엔 존경할 교사가 없으며 사회를 주도할 정치인들마저 거짓과 사술·기만의 행태를 밥먹듯 한다.
 전통사회의 기본윤리규범이 무너지면서 패륜적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더이상 이런 현상을 두고만 볼 수 없다. 정부 학교 가정 모두가 건강사회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돈과 성공보다 인간의 기본을 중시하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인간성 회복을 위한 사회구성원 모두의 각성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권용욱 (의성경찰서 금성지구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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