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경선이 한편의 코메디처럼 진행되고 있다.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나선 친 노무현 대통령 후보들이 제대로 경쟁해보지도 않고 자진 사퇴하는가 하면, 자칭 `국민경선’이라고 해놓고 투표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심한 모습이다. 국민들은 관심없는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본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한명숙 후보가 사퇴했다. 이해찬 후보와 은밀히 약속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지지율이 앞섰다는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당원들에게 “나를 밀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한 것들이 모두 위선이나 거짓이었다는 얘기다. 단 한차례의 순회 경선도 치르지 않은 가운데 이해찬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애초부터 들러리 후보로 나섰음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한 후보에 이어 유시민 후보가 사퇴한 것도 기괴하기만 하다. 그는 제주, 울산 지역 예선이 끝나자마자 사퇴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한명숙 후보와 같은 수순을 밟았고 같은 의도를 드러냈다. 다 알다시피 이-한-유 후보는 열린우리당 출신 친노다. 이때문에 친노 세력이 이해찬 후보를 본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 한, 유 후보를 페이스 메이커로 동원한 게 아니냐는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다. 신당 후보경선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제주, 울산, 강원, 충북 4개 지역 후보경선 투표율이 20%에도 못미치는 19.81%로 집계됐다. 등록한 선거인단이 17만8091명이지만 그 가운데 3만5284명만 투표했다는 얘기다. 20%도 안되는 투표율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 는 중대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20% 미만의 투표율에서 3인 또는 4인의 후보가 표를 갈랐다면 평균 4~6%의 득표율을 보였다는 얘기다. 대표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신당 창당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리고 국민 눈을 속이겠다는 것부터가 요상한 발상이지만 그렇게 다시 지은 집이 `도로열린우리당’이라면 누가 관심이나 갖겠는가. `유령 선거인단’ 소동과 예비경선(컷오프)에서의 엉터리 집계에 의한 후보 순위 번복 등 100명 이상의 의원이 소속된 국회 제1당이라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잡탕에 불과할 뿐이다.
투표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선거인단이 실체가 없다는 걸 의미할 수도 있다. 각 후보가 동원한 투표부대가 20%를 차지해 이들만의 잔치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심이다. 신당 경선에 누가 감동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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