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침수, 인재(人災) 아니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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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침수, 인재(人災) 아니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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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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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호 태풍 `나리’가 쏟아부은 장대비는 포항을 삽시간에 물에 잠긴 도시로 만들어 버렸다. 물난리가 났으니 도시 기능이 발목 잡힌 신세가 됐을 것은 뻔한 이치다.
 한밤중 25분 동안 쏟아진 50㎜ 폭우에 두 손 들고 만 꼴이다. 이에 대해 포항시 재해대책본부는 “현재의 수방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은 무슨 소린가. 손 쓸 능력도 ,대책도 없다는 뜻일 게다. 한마디로 불가항력(不可抗力)이다. 천재(天災)에나 쓰는 말이다.
 이번 사태가 과연 시당국의 말대로 천재였나. 천재와 인재(人災)를 구분이나 할 줄 알면서 하는 소린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재해만 일어나면 아무 것이나 천재 탓으로 미뤄 버린 채 손털고 물러앉는다면 포항시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 자체가 희미해지고 만다.
 더구나 이번 침수 사태는 모든 사람이 인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독 포항시만이 불가항력이라고 뻗대고 있을 뿐이다.
 사태의 예방능력도, 대처능력도 없으면서 책임벗어날 길 찾는 데만 능란한 것은 아닌지 실망이 앞서게 하는 자세다.
 어제 본란에서 우리가 지적한대로 침수사태의 근본원인은 배수장 펌프였다. 포항시가 곳곳에 배수장 펌프를 설치하느라 들인 예산이 얼마인가. 창포지구만 보더라도 69억원이 들어갔다. 이런 배수 펌프장이 제구실을 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가동돼야 할 때 멈춰 서 있고, 장대비가 내리는데도 빗물 유입량이 적어 놀고 서 있는 배수 펌프장도 있었다. 상습 침수구역인 죽도1동 오거리 일대엔 숫제 설치하지도 않았다. 이 모든 것이 포항시 수방대책의 현주소다.
 폭우에 배수 펌프장의 힘은 당장 필요한 것이지만 도심의 침수, 범람 피해엔 소하천 정비 불량도 큰 몫을 차지하게 마련이다. 소하천 정비에 마냥 늑장을 부려온데다 그나마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물길이 좁아지고 있는 것은 시민 모두가 두 눈으로 빤히 지켜봐온 사실이다.
 게다가 우회도로를 만든다고 소하천의 기능을 떨어뜨린 채 팽개쳐 두었으니 넘치는 물이 흘러 갈 곳이 어디일 것인가. 주먹구구 도로 덧씌우기 또한 문제점이라고 피해지역 주민들은 꼽고 있다.
 현상이 이런데도 포항시 당국은 발뺌만 하려 들고 있다. 현재의 수방시설이 부실함이 드러났으면 대안을 마련할 뜻이라도 밝혀야 거듭되는 인재를 막을 의사가 있음을 느끼기라도 할 것 아닌가.
 이제 포항시의회는 입다물고 있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한나라당 일색이어서 집행부와 짝자꿍이를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시의회가 할 일은 해야 한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이 물난리에 휩쓸리는 판에 정당의 동질감이나 교감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이번 사태가 그야말로  물 샐 틈 없는 수방 테세를 갖추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50만 포항 시민의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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