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들의 경우 얼굴 보호는 물론 적을 위협하고 주술적인 힘을 얻기 위해 전쟁이나 격투기에서도 가면을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면을 탈 또는 탈바가지로 불렀다. 우리나라의 전통가면은 종교적 의식에 사용된 신앙 가면과 유희를 위한 예능가면으로 구분되고 있다. 하회탈,병산탈,산대탈,봉산탈,강령탈,동래야유탈 등 오늘날까지 전래되는 탈은 대부분 탈놀이를 위한 예능가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 예술적 조형미가 뛰어나고 종이나 박이 아닌 오리나무로 만든 하회탈과 병산탈은 국보(제121호)로도 지정되어 있다. 하회탈이 사용되는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고려 중엽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회탈춤이라고도 불리는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음력 정초 동민들의 무병과 안녕을 위해 마을 서낭신에게 제사를 겸해 치러진 집단 유희다. 모두 12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연희자의 재담과 춤사위 등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회탈은 등장 인물에 따라 주지, 각시, 양반, 중인, 백정, 할미 탈 등 다양하다. 10종 11점이 전하고 있지만 별채탈 등 3종류는 분실돼 원형을 확인할 방도가 없었다. 그런데 일본 구마모토에서 별채탈로 추정되는 탈이 발견돼 화제다. 별채탈은 중국 송나라 때 가혹하게 세금을 징수했던 별차의 탈이라는 뜻이다. 하회탈춤에서 가렴주구를 일삼는 관리를 상징하던 탈이다. 임진왜란 당시 반출된 것이어서 진품으로 확인될 경우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하회탈이라니 더욱 기대가 크다.
안동/권재익기자 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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