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위생당국이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데에는 급식업체와 학교 및 교육당국의 책임도 있다. 학생들이 식중독을 일으켰는데도 학교는 쉬쉬했고, 급식업체도 급식을 중단하고 원인을 찾기보다 여론을 두려워해 뒤로 숨기 급급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교육청은 급식을 감독, 감시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철저한 감독보다 겉핥기식 감시에 그쳐 사고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위생당국은 3년 전 같은 급식사고 때도 원인규명에 실패했다.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으면서도 그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한 것은 무능 말고 다른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더구나 서울·인천 지역 32개 학교의 식중독 환자 1821명 가운데 121명(6.6%)에게서 노로바이러스 감염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은 급식 원자재가 광범위하게 바이러스에 노출됐음을 말하는 것이다. 지하수 검사에만 의존해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두 손을 든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
질병관리본부가 식중독 원인을 규명하지 못함으로써 여름방학까지 학생들의 급식은 큰 문제가 됐다. 일일이 부모가 도시락을 챙길 수도 없고, 매식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급식업체들이 위생적으로, 건전한 식품을 납품하기만 기대할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 업체들은 급식재개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이 모두 엉터리 급식업체와 무능한 위생당국 때문이다. 우리 자식들의 학교급식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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