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폐점하자 주변 상권 침체’ 첫 연구 결과
  • 김무진기자
‘대형마트 폐점하자 주변 상권 침체’ 첫 연구 결과
  • 김무진기자
  • 승인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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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한 경기과기대 교수팀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2년간 상권 변화 분석 연구
중소형 슈퍼마켓 매출 급감해
골목상권 보호 재논의 불가피
최근 대구지역에서 잇따라 대형마트 폐점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가 문을 닫은 이후 주변 상권이 침체했다는 첫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대형마트가 주변 상권을 죽인다는 인식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와 배치되는 것으로 대형마트 폐점 이후 상권 변화 분석 연구 결과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한국유통학회의 ‘대형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반경 3㎞ 소규모 슈퍼마켓과 소매점 매출액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팀은 지난 2018년 폐점한 이마트 부평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결제 데이터 및 설문조사를 종합, 2년간의 상권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이마트 부평점 반경 3㎞ 이내 대형 슈퍼마켓은 폐점 이후 2년 동안 매출액이 소폭 늘었지만 소형 슈퍼마켓 매출은 크게 줄었다.

매출액 별로는 △5억원 미만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20억원 이상~50억원 미만 슈퍼마켓 매출이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연 매출 2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중형 슈퍼마켓은 부평점이 문을 닫기 2년 전 매출지수가 30.8이었으나 폐업 연도에는 22.8로 26% 급감했다.

슈퍼마켓도 매출지수가 16.6에서 15.3으로 8% 가량 감소했고,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소형 슈퍼마켓은 8.6에서 7.5로 매출이 12.8% 쪼그라들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평점으로부터 다소 거리가 떨어진 지역 상권 역시 매출이 일부 하락했다는 점이다. 부평점으로부터 반경 3~6㎞ 이내 중형 슈퍼마켓은 부평점 폐업 1년 전까지 매출지수가 25.8에서 26.7로 올랐으나 폐업 연도에는 23.8로 떨어져 매출이 10% 넘게 줄었다.

부평점 폐점으로 덕을 본 것은 오히려 같은 대형마트였다. 부평점 폐점 2년 전을 기준점(100)으로 봤을 때 3~6㎞ 이내 다른 대형마트의 폐점 1년 전 매출지수는 96.5였으나 폐점 직후 98.8로 개선됐다.

하나의 대형마트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도 다른 지역 상권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 조 교수팀의 분석이다.

대형마트의 낙수효과가 가장 뚜렷한 점포로는 ‘음식점’으로 이용 비율이 62.19%에 달했다. 이어 △타 대형마트(30.74%) △백화점(22.61%) △의류 전문점(10.6%)이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하는 비율은 10.25%에 그쳤다.

이를 종합해보면 대형마트가 끌어들였던 지역 수요가 사라지자 ‘낙수효과’를 누리던 인근 소상공인 및 슈퍼마켓까지 극심한 침체를 입은 셈이다.

특히 연 매출이 적은 소형점포일수록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대형마트 출점 제한 명분으로 내세웠던 ‘골목상권 보호 논리’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와 분석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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