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자 죽음의 진실은?
  • 경북도민일보
순장자 죽음의 진실은?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硏,송현동 고분 발굴조사
외상흔적 없어…`음독설’에 무게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경남 창녕 송현동 고분군 제15호 석실분 내부 북벽에서 발견된 순장자. 이곳에서는 모두 4구에 이르는 순장자 인골이 발견됐다. 이 중 북쪽 벽면과 나란히 누운 인골은 20-30대 성인 여성으로 신장은 135cm 가량으로 밝혀졌다.
 
 
 
 
 삼국사기에는 국왕이 죽을 때 10명을 순장했다는 기록만 보이지만, 이것이 국왕만 순장을 한다는 뜻을 아닐 것이다. 규모는 작았겠지만, 상당한 세력을 갖춘 지배층에서는 순장이 일반적이었을 것이다.
 왕릉급 무덤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는 경주 황남대총 뿐만 아니라 지증왕 시대 이전 신라, 혹은 그 영향력이 짙은 지방에서 순장은 매우 광범위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인골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기 전에는 이를 꼭 순장이 남긴 유산이라고 100% 확신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고인골 분석에 주력하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서민석 박사는 “송현동 15호분 인골이 순장자의 것일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추가장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추가장이란 특정한 무덤이 조성되고 그 첫 매장이 이뤄지고 난 뒤에도 추가로 다른 사람을 매장하는 일을 말한다.
 그럼에도 송현동 15호분 인골 4구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추가장이 아니라 순장이 남긴 흔적으로 간주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인골 4구가 주피장자와는 시신을 안치한 방향도 정반대인 데다, 그 위치 또한 입구 쪽에 몰려 있으며, 특히 4구가 일정한 간격과 방향을 유지하면서 줄을 이룬 채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순장이라고 간주할 경우에도 의문은 더욱 증폭된다. 첫째 `순장자는 어떤 사람이 선별되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 사실 아무런 단서가 없다. 다만 이에 대한 기록이 간헐적으로 남은 중국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생전에 주인을 모시던 노비 같은 부류에 속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순장자는 죽은 상태였을까? 아니면 산 채로 묻혔을까?’라는 의문이 있다. 이는 인골 4구가 일정한 간격, 일정한 방향에 따라 발견됐으므로, 이미 죽은 상태에서 안치됐음이 틀림없다.
 셋째, `이들 순장자는 어떻게 죽임을 당했을까?’ 순장과 관련한 중국 기록이나 조선시대 문헌에는 `자발적’으로 따라 죽는 경우가 더러 발견된다. 이 경우에 따른 합장(合葬)은 순장이라기보다는 `순사’(殉死)로 간주하는 편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그럼 자발적 자살이 아니라면 가능성은 타살밖에 남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다면, 그 원인이나 방법 등등을 해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잔혹한 사례가 되겠지만, 국립경주박물관이 조사한 영덕 개시동 고분군에서는 머리만 순장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송현동 14호분 순장 인골 4구에서는 아직까진 죽음으로까지 몰고갔을 만한 타력(他力)에 의한 외상 흔적이 뚜렷이 발견되지 않는다. 서민석 박사는 “인골 출토 정황으로 보아서는 독극물을 마시고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듯하다”면서 “그렇다면, 이들 인골에 대한 치아 분석 등에서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흔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음독으로 드러난다면 그 독극물까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송현동 발굴은 내부 구조를 확인하고 유물을 꺼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