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말하며, `웰빙’이 오늘날의 트렌드가 되었다. 물질의 풍요보다 삶의 질을 존중하는 생활방식으로 변화한 것이다.`문화’에 대한 수많은 해석이 있으나 공통점은 인간의 삶을 질적인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더욱 존중되는 문화, 그 중에서도 예술문화에 대한 관심은 예술이 이제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이미 대중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있는 것이며, 단순히 예술가 개개인의 작업이 아닌 한 시대를 표현하는 메시지에 까지 이른 탓이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미술작품 구매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고 말 것인지는 더 두고봐야할 일이지만 각종 아트페어나 미술품 경매시장에 불어 닥친 미술품 구입의 바람은 투기의 조짐마저 느껴질 정도여서 생경하기만 하다. 유명 작고작가의 작품은 대규모의 위작시비로 법정에서 그 진위를 가릴 정도의 이슈가 되었고, 우리나라 미술계를 움직인 사람에 대한 뉴스가 오랜 기간 톱뉴스가 되기도 하였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우리지역 미술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미술전시회 또한 다른 어느해보다 활발하였다. 2007년은 포항미술협회가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로 인준 받은 지 만 20년이 되는 해였다. 스무 해, 그 성년의 나이가 되면서 경북에서 회원수가 가장 많은 지부로 뼈대가 자라고 활동도 왕성한 단체로 살이 여물었다. 이는 우리지역 미술인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지자체의 많은 지원, 시민들의 관심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인 괄목할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지역의 미술환경은 열악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제2회 불빛미술대전이 출품수나 출품작의 질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하였고, 수준 높은 전시회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대작들을 발표한 그룹전이 연이어 열리고 특징적인 주제를 가진 개인전이나 단체전 등이 열려 지역의 미술향수자들에게는 매우 풍성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역미술인들의 숙원이었던 `포항미술관’도 이제는 빼대가 거의 갖추어져 환호해맞이공원에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등 미술의 하드웨어도 갖추어져 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증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벼락같이 미술판을 덮치고 있는 풍요’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 요즘의 미술판은 여전히 먼 동네의 이야기에 불과한 현실 때문일 것이다.
새해에는 지역의 미술인들도 궁핍의 날개를 훌훌 털고 비상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면 참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미술인들의 예술철학이 보다 깊어져야 하고, 더욱 열심히 먹을 갈고 붓질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의 기업들도 메세나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며, 우리도시의 문화시민들께서도 지역작가들 작품에 대하여 깊은 애정을 가지고 우리지역의 미술문화 활성화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무자년 새해에는 우리지역 미술계에도 저 `벼락같은 풍요’가 덮치기를 꿈꾸는 것은 과연 개꿈에 불과할 것인가?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