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무대에서 활약하던 개그맨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진행자(또는 고정 패널)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다. 구체적인 상황 아래에서 `연기’하는 코미디와는 달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는 감각적인 입담과 순발력 등 `개인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에 대한 기존 출연진의 은근한 텃세까지 더해지기도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개그맨 조원석의 2007년은 주목할 만하다. 연초에는 공개코미디인 `개그야’에서 `죄민수’로 큰 인기를 얻었고, 중ㆍ후반에는 등 각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
그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죄민수’ 캐릭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 동료 출연진에게 막말을 하는 등 `건방진 태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작년 중반부터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동안클럽’을 시작으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의 섭외가 계속된 것은 제작진 측에서 `죄민수’캐릭터를 좋아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말 한 마디 붙이기 어려운 선배들이 제가 편하게 말 할 수 있도록 촬영 때 포문을 열어주신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의 분위기 변화도 조원석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자리 잡는 데 한몫했다.
“천운도 있었죠. 저는 몸을 쓰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 데는 약해요. 마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흐름이 앉아서 이야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다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출연 경험이 없어서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공개 코미디에서는 카메라가 3~4대에 불과해요. `동안클럽’의 촬영장에 들어서니 카메라가 14대나 됐습니다. 어디를 쳐다봐야 할지 몰라서 눈앞이 막막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밀어 붙였죠.”
이런 어려움 속에서 그는 결국 `동안클럽’에서 확실한 자리를 꿰찼다. 이후 SBS `라인업’을 거쳐 MBC `도전 예의지왕’, SBS `퀴즈! 육감대결’ 등과 라디오 프로그램 3-4 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는 중요도가 점차 높아졌지만 상대적으로 `죄민수’ 캐릭터를 선보인 `최국의 별을 쏘다’가 막을 내린 후에는 코미디 분야에서의 활약은 주춤했다.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이경실 선배 등이 `그렇다고 해서 쉬지는 마라. 개그를 하지 않으면 컴백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젠 대박에 연연하지 말고 꾸준히 하자고 마음을 가다듬었죠.”
최근 그는 `개그야’에서 `새콤달콤 브라더스’에서 새로운 형태의 개그를 시도하기도 했다. 비록 20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리지만 공개코미디에서는 이례적으로 야외 촬영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코너에서 조원석은 오정태와 함께 심부름 센터 직원으로 등장해 좌충우돌하며 웃음 코드를 빚어냈다.
“1시간짜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5분으로 함축하려는 시도였어요. 공개코미디의 한계를 깨보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개그를 할 생각이에요.”
아울러 그는 마임과 구연동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말로만 웃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마임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또 어린이를 위해 재미있는 동화를 한 편 쓰고 싶습니다. 2006년 재능방송이 주최한 구연동화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있는데 실력을 더 갈고 닦을 생각이에요.”
그는 개그맨의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상파 TV 개그맨 공채 시험에 11번이나 도전한 끝에 합격의 영광을 얻었다.
“1995년부터 MBC에서만 9번이나 떨어졌죠. SBS는 두 번 도전 끝에 2003년 공채에 합격했습니다. 개그맨 시험을 준비하면서 남대문시장의 안경도매상, 일식집 요리사, 맥주집 아르바이트 등 안 해 본 일이 없어요. 이제 꿈을 이뤘으니 앞으로는 `전 세계인을 웃기는 바보가 되고 싶다’는 제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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