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상, 조PD와 `피디스’발표
조영수, `올스타’2집서 한 곡
양정승, `안부’내고 가수 활동
작곡가들이 오선지와 건반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신승훈ㆍ김동률 등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전문 작곡가들이 음반을 내고 직접 노래도 부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창작에만 열을 쏟던 이들이 음악의 표현 영역을 확장한 셈. 대중에겐 `이 노래는 누가 만들었을까’란 궁금증을 목소리로 해소시켜 준다. 가수만큼 출중한 가창력은 아니지만 감칠맛 나게 노래 맛을 잘 살려 꽤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대표 작곡가는 히트 메이커로 가요계에서 유명한 윤일상(34)과 조영수(32). 김범수의 `보고 싶다’,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윤일상은 최근 조PD와 손잡고 프로젝트 음반 `피디스(PDIS)’를 발표했다.
주로 윤일상이 작곡하고 조PD가 작사와 랩을 담당한 이 음반에는 주현미·엄정화·브라운아이드걸스·메이다니 등 객원 보컬이 참여했다. 이중 윤일상은 슬픈 발라드곡 `고구마’란 노래를 작사·작곡하고 직접 노래했다. 그는 “내 얘기를 담았기에 직접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영수 역시 SG워너비의 `광’, 씨야의 `여인의 향기’, 김종국의 `제자리걸음’ 등의 발라드곡으로 2007년 가요계를 강타한 작곡가. 사실 그는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2학년 시절 혼성그룹 열두번째 테마 멤버로 1996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차지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2007년 자신이 쓴 신곡을 여러 가수들이 부른 프로젝트 음반 `올스타(All Star)’에서 `사랑 안녕’을 솔로로 부르고 `영수&유리’를 쿨 출신 유리와 듀엣으로 소화했다. 이달 중 발매될 `올스타’ 2집에서도 직접 한 곡을 노래한다.
평소 곡을 쓰고 가이드(가수의 녹음 전 임시 목소리가 담긴 일종의 데모) 녹음도 직접 했던 그는 “영화 `아는 여자’ O.S.T에서 `모르죠’란 곡을 부른 적도 있다”며 “보컬 욕심은 없지만 노래하는 건 무척 재미있다”고 망했다.
조성모의 `불멸의 사랑’ 등을 쓴 작곡가 양정승(34)은 최근 첫 번째 싱글 `안부’를 내고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1994년 그룹 3M 출신인 그는 1997년 구본승의 `시련’이란 곡으로 전업 작곡가의 길로 들어섰다.
양정승은 “음악의 끝이 작곡이 아닌 만큼, 보컬은 음악을 표현하는 연장선”이라며 “곡을 주고 녹음 디렉팅을 하는 과정에서 가수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 발전된 소리를 갖게 됐다. 경험이 쌓이다보니 음악의 완성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어 노래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음악을 직접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며 “작곡가 중엔 가수의 꿈을 포기한 친구들도 꽤 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꿈을 일깨워주는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 4월 또 한 장의 싱글을 낸 후 가을에는 정규 1집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료 작곡가들은 이 같은 경향에 대해 내적, 외적인 요인을 꼽았다.
장윤정의 `어머나’, 슈퍼주니어의 `로꾸거’ 등을 쓴 작곡가 윤명선은 “작곡가는 작품에 창작의 열정을 쏟는 만큼 노래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다.
가수들이 작곡가의 의도를 100% 전달하지 못할 때는 더욱 그렇다”면서 “이에 직접 흔적을 남기고 싶은 본능이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음반을 내는 것이 예전보다 쉬워진 환경도 한 요인”이라며 “작곡가는 쉽게 녹음 작업을 할 수 있는 데다, 부를 곡까지 자급자족할 수 있으니 이런 사례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히트 작곡가 박근태 역시 “가이드 녹음도 본인의 작품에 최초로 표현하는 일인 만큼 의미 있다”면서도 “나는 여느 작곡가처럼 노래를 발표하진 못하겠지만 노래를 잘하는 능력을 갖췄다면 가능한 시도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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