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된 벚나무 벌목, 무책임한 졸속행정”
  • 신동선기자
“20년된 벚나무 벌목, 무책임한 졸속행정”
  • 신동선기자
  • 승인 202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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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환경운동연합, 죽장면 상옥리 벚꽃길 훼손 규탄 성명 발표
시, 농작물 서식 방해·병해충 발생 집단민원에 벌목으로 대응
“가로수 관리정책, 생명·자연·기후위기 대응 위해 재정비 해야”
죽장면 상옥1리 마을로 진입하는 가로수인 벚나무가 농작물 서식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잘린 뒤 그루터기만 남았다. 사진=포항환경운동연합 제공

포항 죽장면 상옥리 벚꽃길의 조경수인 벚나무가 훼손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이를 훼손한 당국의 무책임한 행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12일 민원을 이유로 20년 조성한 가로수를 벌목한 당국의 졸속행정을 규탄하는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문에서 죽장면 상옥리의 10리 벚꽃길이 초입인 상옥1리 마을에는 더 이상 벚꽃길이 없다고 운을 뗀 뒤, 이는 당국이 이곳 1km 구간의 가로수들을 모두 베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상황파악을 위해 현장 답사를 한 결과, 마을 진입로에 있던 가로수(벚나무)가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베어낸 벚나무들의 밑둥치는 직경 50cm~60cm에 달했고, 벚나무 흔적만 남은 상태였다. 이곳을 벗어난 다른 구간의 벚나무는 농가와 도로를 따라 아직 남아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다.

이 단체는 당국이 민원을 이유로 애써 키운 마을 앞 가로수를 모두 베어버린 행위에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사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해결 방법을 찾지 않고 가로수를 베어버려도 되는지 반문했다.

이어 가로수가 농사에 방해가 된다면 전국의 농지 주변 도로에 심은 수많은 가로수들도 모두 사라지고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원과 상충된 가로수 관리를 벌목으로 접근한 당국의 행정 처리 방식은 몰상식한 행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단체는 매년 지역에서 2천만 그루 나무심기를 해왔다며, 20년 키운 나무를 순식간에 베어내고 어딘가에 이 같은 묘목심기를 한다면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나무심기에 앞뒤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가로수 관리정책을 생명과 자연의 가치, 기후위기 대응에 걸맞도록 재정비를 하라”며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사안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 사건의 해명을 요구했다.

앞서 죽장면 상옥1리 삼거리에서 상옥2리 먹방골 동네를 지나 하옥리 마을 입구까지 약 4km 구간에 이르는 벚나무 수백여 그루를 도로변 농작물의 서식을 방해한다는 민원을 이유로 제거했다는 주민들의 폭로가 이어져 논란이 됐다.

주민들은 “도로주변 비닐하우스 농업을 하는 농가들은 여름철 고온에 힘들 땐 벚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며 “수십년 간 지역주민들에게 아름다운 꽃향기와 시원한 그늘이 돼오던 벚나무가 형체조차 없이 사라져 버려 애통하다. 도저히 용서 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그늘이 농사에 방해되고 병충해가 있다는 농가의 지속적인 민원과 농민 100여 명의 집단민원이 있었다”며 “벌레가 발생하지 않는 다른 수종으로 내년에 식재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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