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도
부축 받아 뒤깐 가던 아버지가 서서 지렸다
백 마리 낭패 앞에 선, 사전에도 없는 표정
내 생애 가장 뜨거운 침묵의 순간이었다
깨진 알이 흐르듯 신발에 고인 바다
드센 풍랑에도 바람 올 올 무지개 걸던
아버지 섬으로 서서 내 손 가만 놓았다
* 낭패 :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동물이다. 낭狼은 뒷다리 두 개가 아주 짧은 동물이고 패狽는 앞다리 두 개가 아주 짧은 동물이다. 이들 둘은 항상 함께 붙어 다녀야 먹이를 구할 수 있으나 서로의 생각이 맞지 않으면 꼼짝도 할 수가 없다. 이런 경우 ‘냥패’를 보았다고 말한다.
경북 청도 출생
1976년 한국일보 신문문예로 등단 1978년 ‘시문학’ 천료
시집 <슬픔의 상류> <원효> <들풀> <장국밥> <청동의 배를 타고> <씨알의 노래> <고요의 헛간> 외
한국문학상, 중앙시조대상, 가람문학상, 김상옥문시조학상, 유심작품상(2023) 등 수상
계간 <시조21> 발행인, (사)국제시조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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