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그리는 나무
  • 김희동기자
눈썹 그리는 나무
  • 김희동기자
  • 승인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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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남



눈썹은 약간 굵게 그리는 게 포인트
눈꼬리를 살짝 올려주는 건 자존심이랄까
아이라인으로 눈매를 또렷하게
마스카라는 컬러보다 두근두근 블랙
동그란 눈동자에 눈꼬리를 너무 길게 빼줄 필요는 없어
취향에 따라 광대뼈 부분에서 두 번 올려주고
눈꺼풀과 눈두덩 사이에서 절대 흔들리면 안 돼
다소 오만한 화법畵法으로 윤곽을 잡아주는 거지
눈썹을 그릴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끼거든
나무속엔 밤을 넘어 다니는 족제비와 소쩍새 울음이 있고
각도에 따라 눈썹이 금귀고리로 보일 때가 있어
당신에겐 어떤 눈썹이 어울릴까?

갈매기형? 일 자 눈썹? 반달형?
오늘밤 창밖 은행나무에 초승달은 뜨고
내 눈꼬리가 조금만 더 길게 태어났더라면
나는 시를 쓰지 않고 술집 마담이 됐을지도 몰라
또 모르지 영부인이 되고 싶었는지도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
말하자면 인간의 이중성을 들여다보자는 거야



 

 

 

 

강성남 시인
강성남 시인

 

2009년 《농민신문》신춘문예 詩 당선

2018년 제26회 전태일문학상

〈방아쇠수지증후군〉외 2편으로 수상

인천광역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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