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운명도 두가지가 있다. 타고난 운명과 만들어가는 운명이다. 천운이 시작부터 확정된 것이라면 이제 남은 운명은 하나뿐이다. 바로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운명이다. 그럼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할 대상도 분명해진다. 선택하지 않았고 바꿀 수도 없었던 천운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상태”에 주력하는 일이다. 그 상태란 매일, 매 순간 주어지는 현재이다. 오늘의 모습이 살아온 지난날의 결과물이라면 미래는 자신이 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유일하게 남은 확정되지 않은 예정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열심히 노력하면 모두 풍요롭고 부유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가?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거나,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꼬이고 어그러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흔히 “지지리도 복이 없다.”, “운이 없다”라고 한다. 이로 볼 때 성공은 노력에 더해 또 다른 어떤 요소가 결부되어야 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 노력에 무엇이 더해져야 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될까?
그 무엇을 ‘운이나 복’이라고 칭할 수 있지 않을까? 복이 있어야 운도 좋아지니까.
그럼 “복은 어떻게 오고 어떤 자리에 머무는가?” 복은 좋은 기운을 몰고 오는 어떤 에너지의 흐름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든 복이란 만족할 만한 좋은 일로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운수 또는 행운을 복이라고 한다. 그런데 복은 지각을 가진 생물과도 같다. 원한다고 오지 않으며 왔다가도 머물만한 자리가 되지 않으면 이내 떠나버린다.
이렇게 가정해보자. 어떤 집에 방문했는데 분위기는 냉랭하고 손님을 대하는 태도는 시큰둥했다. 게다가 집안은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지 않아 불결하고 지저분했으며 어디선가 불쾌한 냄새도 났다. 사소한 일로 악을 쓰며 서로 싸우기까지 했다. 그런 곳에 오래 머물고 싶겠는가! 빨리 뛰쳐나가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을 것이다. 복도 그러하다. 그런 곳에는 찾아오지도 않을뿐더러 왔다가도 냅다 도망치듯 떠나버린다. 이와 반대로 청결하고 온화하며 서로 배려하는 곳에는 복이 긍정적인 에너지 흐름과 파장을 감지하고 스스로 찾아든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앉아 복의 친구인 행운, 감사, 기쁨을 불러들인다. 그래서 자꾸 좋은 일들이 생기고 이어진다.
사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항상 찡그린 얼굴, 불량한 태도, 예의 없고 교만한 언행,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 마음속에 감사는 없고 원망과 불평이 가득하고, 여유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항상 조급하고, 늘 걱정하고 근심하는 사람에게 복은 근처에도 오지 않는다. 복은 감사, 사랑과 용서, 화목과 너그러움, 청결함이 있는 사람에게 찾아오고 머문다.
세상 만물은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도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듯 복도 마찬가지다. 갈만한 자리에 찾아가고, 머물만한 자리에 머문다. 애쓰고 노력해도 자꾸 일이 틀어지고 제대로 풀리는 게 없다면 먼저 자신을 해결해야 한다. 복이 찾아오고 복이 머물 수 있도록 자신의 내면과 표정과 말투와 자세와 세상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 그리고 집안 환경 등 자신과 자신의 주변 환경을 바꾸고 개선해야 한다.
직장동료가 있었다. 그는 좋은 학벌에 업무적 전문성과 능력을 갖췄고 여러 개의 전문자격증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동료들에 비해 항상 진급에서 뒤처졌다. 그 이유를 업무적인 일로 몇 달 동안 같이 지내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는 짜증스러웠고 얼굴은 늘 화난 표정이었다. 매사에 독선적이라 인간관계가 좋지 않았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안달복달하며 견디지 못했다. 동료를 위한 배려나 포용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잘 씻지 않아 몸에서 불쾌한 냄새를 풍겼다. 그러니까 그는 능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높은 직위를 가질만한 그릇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자기 자신은 그대로 두고 외부에서 원인을 찾고 세상 탓만 하면 삶은 절대로 달라지지 않는다. 늘 살던 대로 살면 늘 하던 것만 하고 늘 하던 대로 하면 늘 얻는 것만 얻는다. 당신의 노력 위에 복을 받아 원하는 삶을 이루려면 먼저 당신 자신을 복을 받을 만한 그릇으로 만들라.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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