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들의 사기는 끝없이 떨어지고만 있다.그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정부가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다.이에따라 축산업을 아예 접어버리는 사람이 벌써부터 잇따르는가 하면 대규모 항의 시위 조짐까지 일고 있다.지금까지 조그만 뻣조각만 나와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정부의 자세 돌변에 따른 실망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맥없이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으로 방향을 틀바에야 지금껏 까탈은 왜 부려왔는지 궁금해진다. 수준 낮은 쇼를 보는 것만 같다.
이제 물은 동이 째 엎어져 버렸고 미국산 쇠고기는 물밀듯 들어와도 거칠 게 없게 됐다. 광우병 때문에 수입이 중단됐던 2003년 수준인 연간 20만톤규모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값싸고 맛 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이미 사로잡아 버린 탓이다. 그래도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수입재개 초반을 휩쓸 것이 확실한 미국산 쇠고기의 인기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다. 지난해 여름의 경험이 이같은 한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정부와 힘겨루기를 제대로 하려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드러내놓고 밀리기만 한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의회 비준을 의식한 처신이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FTA비준을 위해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이란 비난이 일고 있다. 그러나 축산농가의 환난을 발판 삼을 수밖에 없은 것은 미국측이 FTA 해결의 선결조건으로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을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요구를 관철한 미국측은 이제 더 이상 FTA비준 동의를 미룰 명분도 이유도 없게 됐다. 그 마침표는 두 나라 의회가 서둘러 찍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축산농가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대책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뼛조각까지 문제삼던 그 정신으로 국민건강 또한 철저히 챙겨야 한다. 쇠고기 시장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배전의 땀을 흘리지 않고는 국민들이 신뢰를 되찾기 어렵게 되어버린 현실을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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