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스쳐갈 작정이라면
그대 마음 흩뿌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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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눈인지 비인지 모를 만큼 날리고 뿌리는 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차를 세웠다. 버스 정류장 끄트머리다. 금방 빼지 뭐. 잠시 홀린 듯 나무 위만 보고 걷다 떨어져 무리지은 꽃잎들이 보였다. 떨어진 모습들도 빛난다. 속닥속닥 모여 뭐라는지 시끄럽다.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10CM의 ‘봄이 좋냐?’는 노래 가사 중 일부다. 어느 바람 부는 날 벚꽃 잎은 노래가사처럼 사정없이 떨어졌다. 설레는 마음 대신 질투 섞인 표현이 재밌다. 매년 오는 봄이지만 유독 짧은 계절 봄은 사랑을 말하고 떠나는 바람둥이 같다. 깊은 마음을 줬다가는 상처받기 일쑤다.
봄이 언제 오려나 했는데 벌써 24 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가 지났다. 상처받은 마음에 새살이 돋길 바라는 사월이다.
디카시. 글: 정사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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