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미숙
마음에 드는 것이 생기면
참지 못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 아침엔 옛날이 보내온 소포를 뜯어
유년의 기억 속에 살던
그때는 무심하게 지나친
친구의 마음을 슬쩍해 왔다
달고나 한 국자를 끓여 엎어 두고
찍어 놓은 그림을 조심스레 떼는데
내 눈은 풍경에 약했고
내 코는 향기에 예민했으며
내 귀는 음악에 쉽게 넘어갔으므로
손을 허리춤에 감추고도 가능한 도벽이었다
제일 참기 힘든 것은
누군가의 슬픔이나 아픔이 가슴에
배달되었을 때다
허락 없이 가지고도 혼나는 법은 없었다
시집 『우리 바람으로 만나, 새를 물었습니다』
부산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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