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상처투성이
신체·정서적 증상으로 알 수 있어
치료받지 못하면 청소년기 후유증
3~5세때 몸의 소중함 반드시 지도
대구의 A초등학교에서 성폭력 사건에 얽힌 가해자와 피해자가 수십 명이 넘는 집단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데 이어, 대구 B초등학교에서도 지난 2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지난 13일 밝혀졌다. 이 학교 1~4학년 남학생 3명이 지난 2월 같은 학교 3학년 여학생에게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이 조사 중이다.
강릉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남학생 7명이 같은 반 K(당시 12세)양을 화장실로 데려가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사이 여러 차례 김양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충격으로 K양은 결국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병동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정신적 측면에서 청소년기에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당한다면 아이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
성폭력 등의 피해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요즘의 세태를 감안하면 예방교육과 더불어 사건 이후의 조기 발견 및 사후 대처 요령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동 성학대의 대부분은 피해아동의 죄책감, 수치, 무지, 사회적 관용 등으로 잘 노출되지 않는다. 또한 말하면 `버리거나 죽인다’ 등의 위협에 시달려 그 빈도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 아동 성폭력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
아동 성폭력을 의심할 수 있는 신체적증상으로서는 성기주변부의 멍, 통증, 가려움 등이 있다. 또한 성기 또는 항문의 출혈, 반복적인 요도감염 및 질 분비물, 성병감염, 걷거나 앉는데 어려움 등이 있을 수 있다.
정서적 증상들로는 급성기에는 수면 장애, 신경질, 가해자에 대한 공포심 등의 불안 증세가 두드러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 관심 끄는 행동, 지나치게 매달리는 행동들이나 부모나 형제와의 다툼이 증가할 수 있다.
어른에 의해 성적으로 자극된 아동은 과도한 흥분이나 자신감의 상실, 우울증, 어른에 대한 불신 등을 느끼게 되고 외적인 공격에 대해 매우 민감해져 자신의 타인에 대한 공격적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거나,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공격을 잘 참아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린 아이가 성행위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이야기할 때는 대개 성행위를 목격했거나 당한 경우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적 학대를 당한 아동은 놀이를 통해 좋지 못한 경험을 노출하거나, 자신이 당했던 성적 행동을 친구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성적인 공격을 당했다고 이야기하는 아동을 대할 때는 비록 그 이야기가 다소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잘 들어주어야 한다. 흔히 아동들은 성적 학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가도 부인하거나 모순되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불안 때문에 완전히 다 털어놓지를 못한다.
그렇지만 성적 학대라고 주장한 어린이의 경우 약 2~8%는 사실이 아니라는 통계가 있는 만큼 아이가 하는 말의 진실성 여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성학대 경험 아동에 대한 대처요령
아동 성학대의 심리적 후유증은 학대의 형태, 지속성, 아동의 연령, 학대 이후 가해자와 아이와의 관계, 아이를 돌봐준 어른의 존재 여부 등이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아동 학대가 일찍 확인됐을 경우 가족의 중요성이다. 애가 성폭력 등에 노출됐을 때는 가족이 치료에 참여해야 하며, 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포괄적인 정신과적 평가가 필요하다.
아동에서 발생하는 성학대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청소년기 혹은 성인기까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 대한 가족의 지지 또한 중요한데 아이한테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가족이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 근친상간의 경우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외부에 알리는 것이다. 그래야만 이상 그런 행동이 근절될 수 있으며, 가족단위의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 아동 성폭력 예방 교육 지침
아동 성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교육 지침은 다음과 같다.
아이가 18개월이 됐을 때는 신체 각 부위의 정확한 명칭을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 3~5세가 되면 자기 몸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몸을 만지려고 하거나 할 때 “싫어요”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좋다.
만약 이 시기에 성에 관한 질문이 있으면 적절히 대답해주도록 한다.
5~8세 아이에게는 집 밖의 안전에 대해 가르치고, 은밀한 부위를 만지는 행위와 일반적인 만짐을 구별시키고, 나쁜 경험을 가족에게 잘 이야기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8~12세 아이에게서는 안전에 대해 강조하고, 특히 조심해야 할 곳(오락실, 상점가, 탈의실 등)과 성적인 행동에서 지켜야 할 규칙 등을 가르쳐야 한다. /남현정기자 nhj@·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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