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서 이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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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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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로들이 한동훈 당 대표에게 현 상황을 푸는 방법으로 지면서 이기는 법을 배우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사실 현시점에서 수적으로 우세한 야당을 이기는 방법이 없다. 야당이 여당의 목소리를 들어 주고 협조해 주어야 의논이 되고 멈춰진 정계의 시계를 돌릴 수 있다. 새로 당 대표가 된 한동훈 대표에게 기대하는 사항은 많을 것이나 개인적인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미미할 것이다.

정당은 정권 획득을 주목표로 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차기 정권 획득을 위해 자신들의 존재와 업적을 부각시켜 국민의 주목을 받고자 한다. 때문에 수많은 숨은 능력을 갖춘 유수의 정치인들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각자 숨은 능력을 발휘하여 적극적 논의를 펼친다면 안 되는 일, 어려운 일들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개인 앞에 당이 있고 당이 주력하는 모멘텀에 협력해야 한다. 정계 원로들은 말이 아닌 행동을 주문하였고 머리가 아닌 가슴의 정치를 말한다. 특히 약자와의 동행의 필요성과 지면서 이기는 것을 추천하였으니 이 방법의 구현이 문제이다. 이 말의 뜻은 전략을 전제로 한다. 이루고자 하는 정책을 그냥 낼 것이 아니라 먹히는 전략을 사용해서 내야 한다는 말이다. 상대가 수적으로 우세하고 항상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으니 이러한 상대를 고려하여 몇 수 앞을 고려한 수를 내지 않으면 상대할 수 없다. 일거수일투족을 피상적 반응으로 대응한다면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시간만 소모할 뿐 제자리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다. 지난 21대 국회의원들의 상황이 그러했고 역대 가장 부진한 실적을 만들어 냈다. 22대 국회의원의 상황은 전대보다 더 못하다. 수적으로 더 열세가 되었고 국민의 기대도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아예 국회를 쳐다보지도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정계가 움직이지 못하면 나라가 움직이지 못한다. 유용한 정책들이 선도하여 어려운 상황을 풀어주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민생고가 해결된다. 그러므로 지금 최우선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하는 곳이 국회다. 정당 간 대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꽉 막힌 적은 없다. 주요 정책에 여당은 힘도 못 쓰고 야당의 단독 처리 모습만 쳐다보아야 하고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의 반복으로 변화 없이 공전하는 상황이다. 여당의 정책들은 건건이 반대에 막히고 야당이 시도하는 것들은 막힘이 없다. 야당은 자신들이 내세운 조건이 수락되지 않으면 그 어느 안건도 통과시킬 의지가 없다는 듯 조건을 내세운다. 이러한 답답함을 풀고자 했으나 22대 국회에서 다시 반복되고 있다. 특히 양대 정당의 간극이 워낙 크고 고착화되어 현안의 능동적 대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식물정부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과거 여소야대의 상황이 만들어 낸 국회의 무력함을 만날 수 있는 동물 국회, 짐승 국회 등의 별칭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쟁점이 되는 안건의 통과와 반대를 외치며 난투극을 벌이는 상황까지 겪었다. 자분자분 논리적 의논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닌 비난하고 목소리 높이다 못해 육박전을 벌이는 국회의 모습을 보며 과연 원로들이 주문하는 지면서 이기는 방편을 만들어 낼 수 있겠나 하는 의구심도 든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대로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발판을 만들고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공감한다면 대를 위한 희생이 불가피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더 많은 성과로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화두가 되는 피상적인 문제가 아닌 근원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중장기적인 기반을 확보할 수가 있다.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을 고집하다가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 사상 초유의 긴 시간을 여소야대 형국을 벗어내지 못하고 보내야 하는 현실에서 모두가 이기는 자가 되기 위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찬반 흑백의 거수보다 국가발전을 위한 포용과 이해가 더 중요하다. 경쟁을 위한 견제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폭주하기 전에 방향을 잡아야 한다. 가계와 기업이 각자도생을 위한 분열을 구체화하기 전에 이들을 이끌어 주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김용훈 국민정치 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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