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미다스의 손’은 횡재의 상징이다. 만지는 것마다 금이 되게 하는 능력을 주신 디오니소스로부터 받았지만 이는 재앙의 씨앗에 지나지 않았다. 딸마저 황금상이 되어버렸으니 허망하다. 그래서 인간의 7대 죄과 가운데 하나가 탐욕이라고 하는 것인가.
온 세상의 축복과 재앙을 쥐락펴락해온 석유는 제왕과도 같다.요즘들어 며칠 계속 기름값이 내림세라니 이 제왕에게 착한 마음이 깃들기 시작하는가 보다. 미국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만 하더라도 16.2달러나 내렸다고 어제 신문들은 보도했다. 2004년 12월 이후 3년7개월만에 가장 크게 내린 것이라고 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 내림세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모양이다. 곧이 듣고 싶은 마음뿐이다.
더 깊은 물에 빠지지 않게 된다니까 잃어버린 보따리가 생각난다. 국제 기름값이 내리면 당연히 국내 기름값도 내려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월말이나 돼야 정확한 가격이 결정된다나 어쩐다나 한단다. 정유사도,주유소도 말을 맞춘것만 같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의 말솜씨가 생각날 지경이다. 번개처럼 올리고 굼벵이처럼 내린다면 당연히 공돈 주워담는 시간은 미다스의 손이 차지하게 마련 아닌가.
국제밀값도 떨어졌다. 그러나 라면·제과업체들은 아직도 거둬들이지 못한 손실분이 남아있어 제품값을 내리지 않겠단다나 보다. 자고로 한번 오른 물가가 내리는 법을 본 일이 없다. 포항도,경북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높은 분이 호통친 일이 있었다. “물가 그놈 당장 잡아넣어버렷!”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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