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티베트기 등장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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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티베트기 등장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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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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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생중계조차 불투명한 개막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베이징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의 커밍아웃을 시험하는 이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의 관심은 TV 생중계가 이루어질까 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각국 TV 중계팀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중국정부 관리들과 베이징에서 만났다. 중국은 지난 7년간의 긴 협상을 통해 서방 TV에 원활한 생중계를 약속했기 때문에 이를 최종 확인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이전의 모든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생중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중국의 공약을 믿어보자는 게 모두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이 다짐이 흔들리는 조짐들이 나타났다. 무엇보다 비자 신청과 발급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심사 기간이 너무 길어 짜증스러웠다. 게다가 화면을 검열하거나 송출을 지연시킬 위험성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상징적인 예로는 1989년 민주화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한 톈안먼 현장에서 생중계가 가능한지에 대해 중국당국이 분명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이다.
  중국올림픽위는 톈안먼 광장 생중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계료를 지불한 서방 TV들은  안도했다. 그러나 하루 6 시간만 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었다. 미국 NBC, 영국의 BBC, 캐나다 CBC, 호주 SEVEN, 남아프리카 SABC 등은 이 조건을 거부하고 전면 생중계를 요구했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베이징 부시장은 중계시간 제한을 고집했다. 1개월 전 회담에서 완전 생중계를 관철시키겠다고 장담한 NBC 부사장 겸 IOC 위원인 알렉스 길러디의 낙심이 컸다. 중국의 약속은 시간이 흐를수록 흐려졌다. 어쩌면 근대 올림픽 사상 가장 제한된 여건 속에서 올림픽이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가장 속을 태우는 측은 NBC다. NBC는 3600 시간 생중계 계획을 세우고 중계료로 9억 달러를 지불했다. 생중계를 통한 광고를 통해 최소 10억 달러 수익을 내야만 적자를 면한다. 그러나 경기장은 물론 다른 장소에서라도 행여 반정부 시위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면 현장중계는 중단될 게 뻔하다. NBC 뉴스사업부 스티브 캠퍼스 사장은 이런 사태를 예견한 듯 남다른 포부를 보였다. “올림픽 뉴스가 아니라도 뉴스가 될 수 있는 모든 뉴스를 커버하면 된다”고 말했다.
 몇 달간 애매한 태도를 보이던 중국 관리들은 7월 9일에야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발표했다. 생중계를 신청한 모든 방송사들은 베이징 또는 기타 경기가 열리는 지방 도시를 통해 허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나는 뉴스 녹화도 허용했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그 순간이 올 때까지는 이를 믿지 않는다.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익명을 필요로 한다는 한 IOC 위원은 중국이 올림픽에 “지혈대”를 부착했다고 풍자했다.
 단지 올림픽을 구경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마저 제한하고 텐안먼 광장으로부터의 생중계를 검열하거나 기자들의 비자를 지방당국 선에서 제한하는 사태를 IOC가 7년 전에 알았다면 베이징에 올림픽 개최권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한탄도 IOC 위원들 입에서 나온다. 
 캐나다 CBC 방송의 집행국장 스캇 무어는 톈안먼 광장은 군중이 모이는 세계 최대의 공개 광장으로서 이곳으로부터의 생방송은 필수적이며 중국 관리들도 내심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서방 미디어를 다루는 중국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이 점에서 중국의 자세가 서방의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신축성을 보이고 있다고 무어는 지적했다. 생중계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관리들도 다소 혼선을 빚고 있다. 일부 방송사들은 전화선을 설치하고 인공위성 중계소를 위한 거대한 공간을 예약했다. 
 지금 베이징에 온 많은 서방 기자들 간에는 묘한 질문이 오간다. 중국 땅에서 스포츠와 뉴스는 어떻게 다르냐 하는 것이다. NBC 취재팀이 직면한 가장 큰 의문은 8월 8일의 개막식에 맞춰져 있다. 개막식 날 수백 명의 선수들이 각국 수반과 수억 명의 지구촌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메인 스타디움으로 입장한다. 이때 누군가 티베트 국기를 흔든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하는 것이다. 이 장면이 TV로 생중계될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그리고 남은 일정이 예정대로 소화될지도 의문이다. 중국 지도자들이 현명한 결단을 내리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뉴스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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