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벼랑 끝 서민들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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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벼랑 끝 서민들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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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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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이자 부담`허덕’… 2분기 실질소득↓
 자산가치 하락에 내수침체 악순환 우려
 개인파산신청`급증’… `소득양극화’심각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중고가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여기저기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맬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은 한계 상황을 호소하며 파산신청을 하고 있다.
 24일 금융계 등에 따르면 그나마 `기댈 언덕’이었던 펀드, 부동산 등 자산가치마저 하락하면서 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3중고에 가계살림 `휘청’
 세 자녀를 두고 있는 자영업자 김모(45.인쇄업)씨는 강북의 4억 원대 아파트를 얼마 전 부동산 중개업소에 내놨다. 주변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 집값이 떨어졌지만 불경기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눈물을 머금고 팔기로 한 것이다.
 김씨는 “40대에 처음 장만한 집이지만 1억 원 상당의 대출이자를 갚기도 버거워결단을 내렸다”며 “하지만 부동산 거래가 뚝 끊겨 3주가 지나도록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8%대 이르며 고정금리는 연 10%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이 이자부담에 허덕인다면 집없는 서민들은 아예 길거리로 쫓겨날 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2분기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은 1분기(341만5000원)보다 오히려 4.8% 감소했다.
 주부들은 이구동성으로 “예전 같으면 1만원을 들고 시장에 나가면 저녁 찬거리를 제법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살 게 별로 없다”고 말한다. 덩달아 치솟은 사교육비 등을 감안하면 외식은 엄두도 못낼 판이다.
 지난 달 한 온라인교육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가운데 80%가 가계 경제를 구조조정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답했고 외식비(30.2%), 문화 및 여가활동비(19.5%), 교육비(18.6%) 등의 순으로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자산가치 급락… 안전판 사라져
 회사원 정모(35)씨는 요즘 펀드계좌만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중국펀드 열풍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해 9월 “중국 올림픽이 열릴 때까지 수익률이 떨어질 염려는 없다”는 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권유만 믿고 중국 펀드에 2500만원을 넣었는데, 잔액이 1600만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 마이너스(-) 35.6%다.
 정씨는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 펀드로 돈을 불려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할 계획이었지만 당장 환매를 할 수도 없어 계획을 미루기로 했다”며 씁쓸해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현재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투자금액(직접투자+간접투자)은 350조 400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3조원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지난 22일 급락해 1년 4개월여 만에 1,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6월 27일 이후 줄곧 하락세를 기록하다가 21일 부동산 대책이발표되면서 8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전문가들은 자산가치 하락은 실질구매력 저하→소비감소→내수침체의 악순환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경제주체들은 자산가격에 따라 소비 규모를 달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면 미리 소비에 나서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앞서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한계상황” 호소
 3중고는 저소득층을 벼랑 끝으로 몰아 가고 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사람들은 대법원을 찾아 `경제적 사망신고’인 개인파산 신청을 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올들어 7월말 현재까지 7만1654건으로 집계됐다.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2004년 1만2317건에서 2005년 3만8773건, 2006년 12만3691건으로 급증했으며 2007년에는 15만4039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의 양극화도 더욱 심해졌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이 하위 20% 가구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2분기 7.27배에서 올해 2분기 7.46배로 나빠졌다. 이 수치는 2분기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다른 계층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흑자를 냈지만 소득이 가장 적은 계층(1분위)만 2분기에 적자를 냈다. 1분위 계층은 처분가능소득(79만3000원)보다 소비지출(110만1000원)이 많아 월평균 30만8000원 적자였다.
 저소득층 자녀들은 학자금 빚더미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올해 6월말 현재 학자금대출 연체율은 3.0%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1.4%보다 두 배나 높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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