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목사말고 이런 목사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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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목사말고 이런 목사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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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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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불교의 총본산격인 서울 조계종 총무원에 지난 3일 진객이 방문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권오성 목사가 김광준(NCCK 종교간대화위원장) 신부와 함께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방문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불교 박대 시비로 종교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종교간, 신자간 갈등이 증폭된 가운데 주요 종교의 지도자가 자리를 같이한 것이다. 그것도 교회나 성당이 아니라 개신교가 멀리하는 사찰이고, 사찰 중에서도  조계사였기에 눈길을 뗄 수가 없다.
 권 총무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가래로 막으려 한다”고 운을 뗐다. 이명박 정부 일부 공직자들의 종교편향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마디로 “유감”이라고 하면 될 것을 대통령 형이 나서 갈등을 해소한다고 나서면서 오히려 정부의 종교편향성만 더 부각시키는 어리석음을 나무란 것이다.
 권 총무는 “대통령은 국정 운영 책임자다. 불교계가 편향을 당한다고 생각게 하는 사건들이 일어났고 그게 대통령의 종교와  관련 있다. 대통령이 책임자로서 유감 표시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했다.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는 얼빠진 소리를 지껄이는 목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금 종교갈등은 기독교와 불교간에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목사와 스님이 아니라  신자들의 반목 대립으로 악화될 가능성마저 보인다. 여기에는 과격한 목사들과 스님들이 개입돼 있다. 서로가 자제하고 한발 물러서야 할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권 총무 같은 의식 있는 목사가 조계사를 찾아 불교지도자와 종교갈등 해소문제를 논의했다는 것만으로도 돋보인다. 왜 일반 목사들은 권 총무의 뒤를 따르지 못하는가.
 개신교 신자들과 목사들이 새겨들어야 할 얘기는 또 있다. 권 총무는 “대통령이 장로님이다. 그렇지만 기독교계에선 대통령을 `국정의 책임자’로 봐 줘야 한다. 객관적 위치에서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게끔 말이다. 그게 기독교계가 진정으로 국정 운영을 돕는 길이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 대통령이 내 종교와 같으니 이 기회에 교세를 넓혀야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버리라는 일침이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불교계에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종교 편향을 방지하는 입법 요구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정도면 불교계도 노여움을 풀고 자비와 용서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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