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도 않고 땜질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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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도 않고 땜질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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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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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라고 하면 흔히들 낭만과 정취 이런 낱말들을 떠올린다. 돛단배, 잔잔한 파도, 갈매기의 군무(群舞)….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그 귀결이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항구는 피난처이기도 하니까.
 채만식의 `탁류(濁流)’엔 이와는 다른 정경들이 그려져 있다. “강안(江岸)으로 뻗친 찻길에서는 꽁지빠진 참새같이 방정맞게 기관차가 경망스럽게 달리면서 빽빽 성급한 소리를 지른다. 그럴라치면 멀찍이 강상에서는 커다랗게 드러누운 기선이 가끔 가다가 우웅하고 내숭스럽게 대답을 한다. 준설선이 저 보다도 큰 크레인을 무겁게 들먹거리면서 시커먼 개흙을 파올린다. 마도로스의 정취는 없어도 항구는 분주하다.”
 물류시설에서 항만을 빠뜨릴 수는 없다. 해방 무렵 우리 나라 항만의 화물처리 능력은 1000만t이었다. 그 가운데 부산항이 전극의 절반 가까이를 감당했다. 이 나마도 6·25전쟁통에 마구 부서져 버려 유지 보수하기만도 바쁜 실정이었다. 1960~1970년대 들어서야 경제개발에 발맞춰 주요 항만시설들이 건설될 수 있었다.
 항만공사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영일만항도 그 하나다. 그 영일만항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내년 준공 예정인데도 물양장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실시공 탓이 아니라 사전 사용이 문제였다는 이야기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이 현대중공업에 준공에 앞서 미리 사용허가를 내줬더니 실수로 물양장 시설을 파손했다나 보다.
 경위야 어찌됐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일단 원상회복은 해놓고 볼일이다. 더 찜찜한 것은 준공도 하지않은 항만시설이 벌써 땜질공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포항항만청 쪽에서는 “이미 사용중인 부두이니 내년 준공될 영일만항과는 별개”란다지만 말이 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러잖아도 땜질공사가 많아 말썽거리가 된 곳이 포항의 항만시설들이고보니  더욱 그렇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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