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포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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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포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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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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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順)’이라고 하면 `성적순’ `선착순’ 이란 말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졸병 시절 특성 훈련 수단인 선착순을 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학생들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항변을 입에 올린다. 실제로 그런 측면이 있다. 졸병들의 선착순 경쟁이나 학생들의 성적순 경쟁은 인생 항로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성적이 나빠도 되니 학업에 충실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회 곳곳이 이 `순(順)’을 업신여겨 혼란이 일고 있다.쉽게 말하면 새치기다.골프장 부킹이 일례다.예약이 꽉 차서 여유가 없는 데도 `나 이런 사람’이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온다.그들이 휘두르는 골프채 성적은 `끗발순’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선진 사회에선 줄지어 서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며 “넥스트(next)”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리는 질서가 자리잡혀 있다.그래서 이를 질서의 상징으로 알고  내나름대로 `넥스트 문화’라고 부른다.
 영양군이 `고라니 포상금’을 내걸었다.오는 27일까지 수렵인 500명을 선착순으로 받아 고라니의 밀도를 조절하겠다는 목적이다.이런 일은 전국을 통틀어 처음이다. 젊은이 없는 산골에서 어르신들을 얼마나 괴롭히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싶기도 하다.관련 예산 3000만원도 확보해놨다.적색포획승인권(40만원)은 마리당 6만5천원, 황색포획승인권(30만원)은 마리당 3만원이다.이렇게 해서 400여마리를 잡겠다는  것이니 고라니도 이젠 몸값을 계산할 시대가 온 셈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야생동물 이야기를 잊다시피 하며 지내온 것 같다.올해라고 멧돼지를 비롯한 야생조수들이 얌전하게 지내진 않았을 텐데 대책없이 쳇바퀴  돌듯하니 뉴스 밸류 순서에서 한참 밀려났나보다 싶기도 하다.그 사이에 산골 영양의 고라니만 몸값이 올랐다.고라니보다 포상금에만 눈독을 들인 나머지 `접수순’을 어기려드는 수렵인은 행여 없을지 궁금해진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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