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따 달래, 별을 따 달래… 남편 하나만 더 가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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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따 달래, 별을 따 달래… 남편 하나만 더 가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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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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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잃느니 반쪽이라도 갖겠어”
 
 
 
`일부일처’   꿈꾸는  황당한 남편 `김주혁’ vs `일처다부’ 꿈꾸는 발칙한 아내 `손예진’

   이번주 개봉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2000년 작 `글루미 썬데이’와 닮아 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들 작품은 한 여자를 여러 남자가 사랑하고, 그 남자들 모두 이를 받아들인다는 파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동명 베스트셀러, 스크린에 생생히 담아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제작 주피터필름)는 화제를 모은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한 여자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꾸리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남자와 또 다시 결혼을 하고, 양쪽 남자 모두 이를 받아들인다는 황당한 설정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리느냐가 단연 영화의 관건이다.
 결과적으로 `아내가 결혼했다’는 성공적인 각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원작 팬들이 용인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변주만 있을 뿐 큰 뼈대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문자를 스크린으로 옮겨넣는 과정에 필요한 현실적인 감각을 살렸다.
 평범한 30대 회사원 덕훈(김주혁)은 잠깐 함께 일한 적이 있는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인아(손예진)와 길에서 수 년 만에 우연히 마주친다. 뛰어난 미모와 활달한 성격에 두뇌회전도 빠르고 애교까지 만점인 인아는 어딜 가나 인기를 끄는 여자다.
 덕훈과 인아는 재회하자마자 불꽃 튀는 화학작용을 일으켜 연인이 되고 꿈 같은시간을 보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표준 30대 남성인 덕훈은 동시에 여러 명의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아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고, 바람 같은 여자를 잡아보겠다며 끈질긴 설득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소설에서나 영화.에서나 인아 캐릭터다. 소설에서 자유분방하면서도 지적이고 리더 기질이 강한 느낌이었던 인아는 스크린으로 넘어가면서 여성스러운 매력이 부각됐다.
 그러면서 영상매체 특유의 장점인,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법이 최대한 활용됐다. 주연 배우의 매력을 캐릭터에 그대로 투영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이익, 즉 현실감 증대 효과가 일어났다. 원작에서 구구하게 설명된 축구와 인간관계의비유를 단숨에 처리해 버리는 오프닝과 축구 장면들, 인아와 덕훈의 연애사, 결혼생활 등 디테일을 묘사할 때의 가볍고 유쾌한 터치도 그렇다.
 이 과정에서 손예진과 김주혁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연배우들의 호연이 빛을 발한다. 손예진은 노출도 마다 않고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아를 풍부하게 그려냈다. 김주혁 역시 사랑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덕훈의 고뇌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파격적이지만 그럴듯한 이야기를 반감하는 설정, 즉 인아를 세상에 없을것 같은 완벽한 여자로 그린 점과 두 번째 남편 캐릭터를 희미하게 그린 점은 영화에도 그대로 이어져 아쉬움을 남긴다.
 청소년 관람 불가.
 




 
추천비디오  `글루미 썬데이’
 
`슬픈 일요일의 노래’ 둘러싼
 한 여자와 세 남자의 애증

 
 

 1935년 헝가리.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레조 세레스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꼽힌 자신의 연인 헬렌이 떠나자 실연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작곡한 노래가 `글루미 썬데이’다.
 이듬해 세계적인 지휘자 레이 벤추라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파리 콘서트. 영혼을 어루만지듯 울려퍼지는 단조의 선율이 채 끝나기 전에 기이한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드러머는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자신의 머리를 쐈고, 금관악기 연주자는 자신의 가슴에 칼을 꽂았으며, 바이올린 연주자는 목을 맸다. 심지어 이 노래가 레코드로 출시된 지 8주만에 헝가리에서만 이 노래를 듣고 목숨을 끊은 사람이 187명이나 됐다.
 물론 `자살의 송가’를 작곡했다는 손가락질에 괴로워 하던 세레스 자신도 1968년 1월 `글루미 썬데이’를 들으며 고층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다.
 독일 롤프 슈벨 감독의 `글루미 썬데이’는 전세계에서 수백명을 죽음으로 내몬 이 전설적인 노래에 얽힌 한 여자와 세 남자의 애증을 그렸다.
 1988년 발표된 닉 바르코의 소설 `슬픈 일요일의 노래’가 원작이지만 롤프 슈벨 감독은 이 노래의 미스터리와 소설의 낭만을 접목시켜 도드라진 영상에 담아냈다.
 한 여자를 사랑한 세 남자의 우정과 배반이 중심축으로 설정돼 있는 가운데 교묘한 반전과 드라마틱한 사건전개로 짜임새있는 구성을 자랑한다.
 낭만의 도시, 예술과 문화의 거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레스토랑이 주 무대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성실한 유대인 자보(조아킴 크롤)와 그의 연인 일로나(에리카마로잔), 손님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할 피아니스트로 고용된 안드라스(스테파노 디오니시).
 일로나의 생일선물로 안드라스가 자신이 작곡한 곡 `글루미 썬데이’를 연주해 일로나를 사로잡으면서 이들 세사람은 사랑의 열병에 빠져든다. `그래도 당신을 잃을 수 없어. 당신을 잃느니 반쪽이라도 갖겠어’라고 말하는 자보와 안드라스, 일로나는 `특별한’ 사랑을 나누게 되고, 우연히 레스토랑에 들른 독일인 손님 한스(벤베커)까지 일로나의 매력에 흠뻑 빠져 청혼을 하면서 그 특별한 사랑은 균열조짐을 보인다.
 안드라스의 피아노 곡이 음반으로 제작돼 빅히트하면서 레스토랑은 하루가 다르게 번창해 행복이 넘쳐나는가 싶더니 나치 장교가 된 한스가 그들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카메라의 시인’이라 불리는 에드워드 클로진스키가 도시 한복판을 유유히 흐르는 푸른 다뉴브강, 고색창연한 건축물, 유럽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부다페스트도시를 담아낸 영상미도 돋보인다.
 2000년 10월작.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이글아이’ 제치고 정상 등극 노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글 아이’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가운데 이번 주말에는 한국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가 정상 등극을 노린다.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 손예진ㆍ김주혁 주연의 `아내는 결혼했다’는 개봉일인 23일 주요 영화 예매사이트에서 예매점유율 1위에 올랐다. 맥스무비에서는 22.9%,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합전산망)에서 24.3%로 `이글 아이’를 제쳤다.
 큰 규모의 액션으로 흥행세를 이어 온 `이글 아이’는 예매율에서 `아내는 결혼했다’에 밀렸을 뿐 아니라 새로 개봉하는 액션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에 치여 접전을 벌이고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러셀 크로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기용해 만든 `바디 오브 라이즈’는 맥스무비에서 `이글 아이’의 15.3%보다 약간 높은 15.8%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고, 통합전산망에서는 `이글 아이’의 16%보다 뒤처진 15.3%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던 `미쓰 홍당무’는 예매율이 뚝 떨어졌다.
 맥스무비에서 유진과 이동욱의 멜로 `그 남자의 책 198쪽’(12%)과 중국 판타지 멜로`화피’(10.1%)에 밀린 9.2%로 예매율 6위, 통합전산망에서 4.5%로 5위에 그쳐 현장에서 손님을 기다려야 할 처지가 됐다.
 개봉 한달을 훌쩍 넘기면서도 상위권을 유지해온 `맘마미아!’는 맥스무비에서 예매율 7위(9.2%)로 주춤했다. 하지만 통합전산망에서는 8.6%로 4위에 올라 있고 지난 주말에도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면서 400만 관객을 돌파해 현장 관객 동원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주말에는 작은 규모로 개봉하는 다양성 영화들이 꽤 많이 개봉한다.
 먼저 주목할 만한 작품은 `도쿄!’다. 봉준호 감독과 프랑스 레오 카락스, 미셸 공드리 감독이 도쿄를 소재로 연출한 단편 3편을 모은 옴니버스물로 3가지 다른 색깔 작품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또 성(性)과 성장을 소재로 한 한국 독립영화 2편도 나란히 개봉한다. 청소년과중년 여성의 성적 억압을 현실적으로 그린 이한나 감독의 `슬리핑 뷰티’, 현실에서는 원조교제를 하지만 꿈 속에서는 편안한 잠을 갈망하는 소녀의 성장통을 담은 임성찬 감독의 `가벼운 잠’이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의 재즈 피아니스트 루카 플로레스의 삶과 사랑을 그린 `피아노, 솔로’, 러시아 소녀의 성장과 사랑을 담은 `나는 인어공주’, 식인 상어를 들여온 미국 한 수족관의 이야기를 따라간 다큐멘터리 `냇 지오 주니어 무비’도 23일 관객을 찾아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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