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그 머나먼 대륙에서 사랑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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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그 머나먼 대륙에서 사랑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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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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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개봉영화`오스트레일리아’는 운명적인 사랑으로 전쟁의 비극을 되새김한 `전쟁 멜로’라는 점과 니콜 키드먼이 열연했다는 점에서 2004년작 `콜드 마운틴’과 비슷한 맥락을 걷는다.
 개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며 몰입을 강요하는 전쟁과 그 속에서 제 자리를 찾고자 노력하는 평범한 인물들의 여정이 남녀의 사랑을 매개체로 전개된다.
 전쟁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답게 시종일관 장중한 서사시를 고집하지만, 그러한 묵직함이 배우들의 호연과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게 작품들의 매력이다.
 
 
 
신비하고 광활한 호주 풍광 배경
2차대전 일본군 침략 당시
그곳에서 펼쳐지는 운명같은 사랑

 
  나라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영화 `오스트레일리아’는 대부분의 국가 홍보 영화처럼 재미없거나 장점만 내세운 선전영화는 아니다.
 호주의 참모습이 다각도로 담겨있다.
 영화는 광활한 호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담고 있으면서도 호주 역사의 아픈 면인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침공으로 겪었던 아픔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영화에는 바즈 루어만 감독과 배우 니콜 키드먼, 휴 잭맨 등 호주 출신 영화인들의 매력이 듬뿍 담겨있다. 바즈 루어만과 휴 잭맨은 호주에서 태어나 자랐고 니콜 키드먼은 하와이 출신이지만 호주에서 성장했다.
 도도한 영국 상류층 귀부인인 새라(니콜 키드먼)는 연락이 끊긴 남편을 찾아 신대륙 호주에 온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남편의 장례식이다. 거대한 농장을 유산으로 남긴 남편은 수천마리의 소떼를 군대에 납품할 계획이었다.
 새라는 낯선 호주 땅에서 생전 처음 목장을 운영하게 되지만 사실 이 목장은 빚투성이이다. 게다가 새라는 남편 대신 소떼를 몰고 북부로 떠나야 할 처지. 새라는 우량 소를 몰래 빼돌린 관리인 플레처(데이비드 웬햄)를 해고하고 투박한 카우보이 드로버(휴 잭맨)와 함께 먼 길을 떠난다.
 부족한 인력에 경험도 없는 새라에게 소떼를 모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전형적인 호주의 터프가이인 드로버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고비를 극복하면서 차츰 호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던 새라는 드로버와 사랑에 빠지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둘의 사랑은 위기에 처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물랑루즈’ 같은 바즈 루어만 감독의 전작을 보고 속도감 있고 감각적인 화면에 반한 팬이라면 사건에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사극인 이 영화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감독은 이전 영화의 빠르고 현란한 화면 대신 완만한 속도로 흐르는 호주의 대자연을 화면으로 택했다. 고난과 역경이 반복되는 서사 역시 흥미롭긴 하지만 사실 뻔한 해피엔딩의 결말로만 향해 있다.
 이 영화의 직배사나 홍보사는 `대서사 로맨스’로 영화를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영화 줄거리의 상당부분은 호주 역사의 오점인 `도둑맞은 세대’와 관련이 있다. 호주 정부는 1910년대부터 70년대 중반까지 호주 원주민(애버리진) 자녀를 부모로부터 강제로 분리해 백인가정에 입양시키는 원주민 동화정책을 실시했는데, 이렇게 친부모와 떨어져 자란 세대가 `도둑맞은 세대’라고 불린다.
 영화 속 새라는 애버리진 혼혈아 눌라(브랜든 월터스)를 돌보며 호주와 그곳의 새로운 생활에 눈을 뜨게 된다. 둘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은 영화 후반부의 주된 줄거리다.
 3년에 걸쳐 호주 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인 1억22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으로 호주 대륙 곳곳을 돌며 촬영됐지만 정작 지난달 26일 개봉한 호주에서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 한참 못미치는 수익을 거두며 기대에 못미치는 출발을 보였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66분.
 

 
 추천비디오  `콜드마운틴’
 
 
 
전쟁으로 점차 강인해진 그녀들 이야기
 
 2004년 선보인 `콜드 마운틴’은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아름답고 순진한 시골 처녀가 점차 독립적이고 강인한 여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전쟁 멜로 영화다.
 앤서니 밍겔라 감독이 찰스 프레이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옮긴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으로 시선을 모았다. 주인공 주드 로를 조연급으로 전락시킨 니콜 키드만과 르네 젤위거의 앙상블이 그 중에서도 특히 볼거리.
 `콜드 마운틴’은 남녀 주인공의 두가지 여행이라는 서사구조를 겹쳐놓았다. 하나는 연인을 찾아 떠난 탈영병 인만(주드 로)의 귀향길. 또 하나의 여행은 고향에서 생사를 알 길 없는 전장의 연인을 기다리는 아이다(니콜 키드먼)가 겪는 내면의 변화다. 교양과 기품에서는 꿀릴 것 없지만 스스로를 보살피고 살아남는데는 무력했던 아이다가 거친 자연과 냉혹한 현실의 시련을 극복하며 다시 태어나는 과정은 인만의 험로와 대비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때는 남북전쟁의 전운이 짙어지는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콜드 마운틴.
 성실하고 과묵한 청년 인만은 새로 이사온 목사의 딸 아이다에게 끌린다.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설 즈음 전쟁이 이들을 갈라놓는다. 고향을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로 총을 든 인만은 갈수록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혼란스러워진다.
 동료를 구하려다 부상당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인만은 아이다의 편지 한 통을 전해받고 탈영을 감행한다.
 `지금 싸우고 있다면 싸움을 멈추세요. 지금 행군하고 있다면 행군을 멈추세요. 제게 돌아와요.’
 한편 온실속의 화초같던 아이다는 생활력 강한 떠돌이 처녀 루 비(르네 젤위거)와 힘을 합쳐 폐허가 된 목장을 다시 일으켜세운다.
 니콜 키드먼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 만큼이나 우아하고 강인한 남부여성의 전형을 선보인다. 르네 젤위거는 억센 시골처녀로의 튀는 변신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수줍고 과묵하지만 속 깊은 인만으로 열연한 주드 로의 매력은 그의 출연작을 통틀어 최고의 빛을 발한다.
 강약과 완급을 유려하게 조절한 밍겔라 감독의 연출력에 힘입어 영화는 장장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을 의식할 새 없이 흘러간다.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19세기 미국의 풍광을 재현하기 위해 루마니아의 한 시골 지역에서 촬영했으며 의상과 음악 등 영화 전반에걸친 섬세한 세공술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 영화소식
 
`오스트레일리아’ 과속스캔들 밀어내고 주말 정상 차지하나
 
 이번 주말 극장가는 지난 주말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 `과속 스캔들’과 할리우드 신작 `트와일라잇’ㆍ`오스트레일리아’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봉 첫주 말 70만명이 관람한 `과속 스캔들’은 예매에서는 다른 두 영화에 다소 밀리는 모습이지만 영화의 재미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을 무기로 정상 지키기에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 예매사이트의 예매율 집계에서 `오스트레일리아’와 `트와일라잇’은 근소한차로 1위와 2위에 올라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트와일라잇’은 11일 오전 9시 현재 맥스무비의 예매율 집계에서 각각 33.5%와 30.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집계에서도각각 33.8%와 29.9%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과속 스캔들’은 이들 맥스무비와 영진위 집계에서 각각 23%와 21.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에 올라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장점은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의 화려한 캐스팅이지만 지나치게 긴 상영시간(166분)과 평단의 좋지 않은 평가가 악재다. 반면 `트와일라잇’은 겨울 시즌에 맞는 판타지물인데다 10대 눈높이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는 점이 관객들을 끄는 요소다.
 지난주까지 211만명이 관람한 `미인도’와 유지태ㆍ이연희 주연 `순정만화’ 등 기개봉작들이 여전히 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리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는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 `트로픽 썬더’와 거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신작 `이스턴 프라미스’, 사회성있는 일본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한국 공포물 `4요일’이 새로 관객들을 만난다.
 `트로픽 썬더’는 벤 스틸러ㆍ잭 블랙ㆍ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캐스팅이 화려하며 `이스턴 프라미스’는 비고 모텐슨의 욕탕 격투신이 압권이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는 `쉘 위 댄스’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며 `4요일’은 자살 예방이라는 목적이 뚜렷한 공포 영화다.  상업영화들의 물량공세에 숨이 막힌다면 11~19일 서울 명동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되는 서울독립영화제 2008을 찾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개막작 `푸른 강은 흘러라’(강미자)를 비롯한 국내 초청작 24편과 해외 초청작 11편이 상영되며 단편 40편과 장편 11편이 경쟁부문에서 선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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