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없어지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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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없어지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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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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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닥친 외계 침공`지구가 멈추는 날’`우주전쟁’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했다. 외계인의 침공이라는 비슷한 소재로 2005년 흥행한 바 있는 영화 `우주전쟁’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SF영화 특유의 상상력과 스펙터클한 외계인과의 한판 승부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을 듯 하다. 하지만 다소 빈약한 볼거리와 애매한 결말에 실망을 할 수도 있겠다.
 


미확인 물체 공격으로 환경 중요성 역설
 
 참 이상한 환경주의 영화다. 그러나 일단 맞는 얘기이긴 하다. 인류가 지구에서 없어지면 지구가 신음하는 환경 문제는 아마도 대부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없는 지구에는 더 이상의 화석연료 소비가 없어지니 온난화 문제도 해결될 것이고, 대기를 뒤덮는 스모그도 사라질 것이며, 차가 없어지니 도로에서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Road Kill)도 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인류를 없애자’는 임무를 가진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이 갖는 상상력은 이처럼 빈약한데다 위험하기까지 하다.
 `인류가 살지 않는데도 지구가 그렇게 중요할까’하는 식의 의문까지도 필요 없다. 인류의 멸망을 주장하며 환경보호를 역설하는 이 영화의 주장은 애초에 실현 가능성이 없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만큼 현실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구호’에 불과하다.
 이 영화의 빈약한 상상력은 특히 문명과 자연을 별개의 것으로 보려는 서구의 편견에서 오는 것 같다.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인류가 자연과 공생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지만 영화는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파괴적인 인류의 본성’만 구호처럼 비판한다.
 전남편의 아들 제이콥과 단둘이 살아가는 우주 생물학자 헬렌(제니퍼 코넬리)은 갑자기 들이닥친 정부 기관 요원들에 의해 어딘가로 끌려가고 그곳에서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지구에 닥친 위험을 해결하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지구에 닥친 위험 요소는 외계로부터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미확인 물체다. 뉴욕 센트럴파크에 착륙한 이 물체에서는 사람의 외모를 가진 `클라투’(키애누 리브스)라는 외계인이 걸어 나온다.
 클라투는 각국의 정상들과 회담을 요청하지만 무시당하자 탈출한다. 헬렌은 자신을 찾아온 클라투가 행성 지구를 살리고자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클라투를 설득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바라는 게 애초에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다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흔히 바라는 화려한 볼거리라든지 짜임새 있는 줄거리를 갖춘 것도 아니다.
 지구가 하나씩 망가지는 장면이나 신비한 외계 물체가 등장하지만 이 영화의 스펙터클은 다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 비해 빈약한 편이다.
 1951년에 제작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50여 년 전의 허술한 상상력에서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지구가 멈추는’ 위기를 극복하고 외계인이 마음을 고쳐먹는 계기가 되는 사건도 지나치게 억지스러워서 실소를 낳게 한다.
 지구가 `멈춤’을 풀고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결말을 준비하는 이 영화는 거창한 시작과 달리 인간 행동 자체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막을 내린다.
 12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우주전쟁’
 
인류 최후전쟁 속 깨달은`가족애’
 
 
 
 영화 `우주전쟁’(War of Worlds)은 입을 쩍 벌어지게 할 만한 엄청난 스케일과 스필버그 감독 특유의 SF적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거대한 우주 로봇이나 전체가 불타는 도시의 모습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계인들에게 쫓기는 인물들이 겪는 스릴은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며, 혼란을 겪는 지구인들에 대한 묘사는 `그럴듯 함’에서 오는 SF 영화보기의 재미를 관객들에게 유감없이 선사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감독 자신의 옛 작품 `E.T.’처럼 다정한 존재가 아니다. 갑자기 나타나 지구인들을 공격하는 외계인들은 딱히 뚜렷한 이유도, 목적도 없어보인다. 그저 인간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잡아갈 뿐이다.
 부두 노동자인 주인공 레이(톰 크루즈)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인물이다. 일에 대한 대단한 욕심도, 미래에 대한 큰 꿈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레이는 부인(미란다 오토)과도 이혼해 아이들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처지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던 어느 평범한 주말. 재혼한 전 부인은 주말여행을 위해 레이에게 사춘기의 아들 로비(저스틴 채트윈)와 어린 딸 레이첼(다코타 패닝)을 맡긴다. 레이와 아이들 사이의 거리감은 꽤나 커 보인다. 아들은 가난한 데다 무책임해 보이는 아버지를 못 마땅해하고 딸도 헤어져 산지 오래된 까닭에 아버지를 어색해한다.
 갑자기 수십 차례의 번개가 내리치고 땅에서 다리 세 개가 달린 괴물 로봇이 튀어나온 것은 아버지와 아들이 사소한 일로 다투던 순간에 발생한다.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던 이 괴물은 도시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며 전 세계를 활보하고, 레이는 아이들과 함께 사람들의 피난 행렬에 동참한다.
 영화 속 외계인은 흔한 방식으로 하늘에서 유에프오를 타고 나타나지 않는다. 괴물 로봇은 이미 인류가 생기기 전부터 땅 속에 묻혀 있던 것, 이미 수천만년 전부터 공격이 계획되었을 것이라는 설정으로 외계인의 공습은 한층 더한 공포를 담고 있다.
 `화성침공’ 혹은 `인디펜던스 데이’ 등 외계인의 침공을 소재로 한 다른 영화와 달리 `우주전쟁’의 주인공은 외계인과 당당하게 `맞짱’을 뜨는 영웅이 아니다. 당장 옆에 있는 가족들의 걱정에 두려워하는 평범한 남자일 뿐이다. 영화는 외계인의 치명적인 약점을 파악해 이 땅에서 몰아낸 뒤 미국 국가를 들으며 감동을 강요하는 식의 영웅담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이보다 감독이 영화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가족애인 듯하다. 영화의 중심 축은 아버지가 아이들과 함께 가는 피난길이며 에피소드도 대부분 그 과정에서 나온다.
 그동안 소원했던 아이들과 아버지의 관계는 회복되고 결국 살아남은 가족들에게 아버지는 영웅이 된다.
 이런 줄거리 때문에 관객에 따라서는 가족애라는 주제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고 외계인과의 한판 승부를 기대한 관객들은 다소 애매한 결말에 실망을 할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감독 특유의 상상력과 엄청난 스케일의 스펙터클에 빠져 두시간여를 보내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이 즐거운 경험이다.
 2005년 7월 국내개봉.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가족과 순정만화 보러오세요”

봉화군청소년센터, 내일 무료상영
 
 봉화군청소년센터(소장 이문학)는 26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의 걸쳐 영화 `순정 만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이번 `순정 만화’ 영화는 2008년 11월27일 개봉된 최신작으로 강철 감독 특유의 섬세함이 나타나며,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 봤을 사랑과 인연이 얽힌 이야기로 각자의 아픔과 차이점을 간직한 인물을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진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이다.
 이 소장은 “수학능력평가와 기말고사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지역청소년과 주민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무료영화를 상영키로 했다”며 “앞으로도 청소년, 지역 주민들 모두가 관람 할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해 영화관이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수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봉화/박완훈기자 pw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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