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지대 구상나무 사라진다...온도 2℃ 오르면 사과재배 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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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 구상나무 사라진다...온도 2℃ 오르면 사과재배 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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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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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기획시리즈 / 지구 온난화…한반도 생태계가 달라졌다 - 2. 고산식물 멸종위기
 
병해충 피해 확산…새의 생존까지 위협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면서 100년 동안 지구의 기온이 섭씨 0.6도 높아졌다. 특히 한반도의 지구온난화는 지구 평균의 2배를 웃돌고 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의 한반도 습격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현상은 고위도 지역에서 더욱 심각해 한반도에서는 100년간 평균기온이 1.5도(섭씨) 상승했다”며 “이 영향으로 바다와 육지에서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식물에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하면 최근 조사에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왕대의 분포지역이 19세기 조선시대 지리지에서 나타난 것에 비해 최근 북쪽으로 약 100㎞ 올라갔다.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우리나라의 기후대는 북쪽으로 약 150㎞, 고도로는 위쪽으로 150m정도 이동한다. 기온변화에 따라 추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고산식물은 온난화로 인해 지금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것.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남부지방 고산지대에서만 사는 구상나무는 2000년 이후 멸종 위기에 놓여있는 상태라고 산림과학원측은 진단했다.
 기온상승은 농작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농진청 경북도농업기술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온이 2도만 올라도 고산지대를 제외한 남한 전역이 사과재배 불능지역이 된다. 사과를 재배하는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3.5도 이하다. 이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사과는 재배 적지가 될 수 없다. 열대작물인 벼는 온난화 덕분에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경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그러나 벼가 여물 때는 적절한 온도가 있는 데 지금처럼 기온이 상승하면 소출량이 20~30% 줄어들 것”이라며 “병충해가 만연하는 악재도 겹쳐 재배가능 지역이 느는 것만으로 소출 증대를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난화는 식물의 꽃 피는 시기도 바꿔버렸다. 따라서 꽃가루나 꿀을 먹이로 하는 곤충의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생겨났다. 산림과학원 조사결과 1966년에 비해 2008년에는 35종 중 29종이 꽃피는 시기가 앞당겨졌으며, 28종은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줄었다.
 이로 인해 곤충이 땅에서 나왔을 때 이미 먹이인 꽃이 다 져버려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거꾸로 꽃식물은 꽃가루받이를 하지 못해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온난화가 곤충의 서식지에 영향을 주는 바람에 산림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늘고 있다. 따뜻한 곳에 살던 곤충들이 기온상승에 따라 서식지를 북쪽으로 옮기면서 병해충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산람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생태계의 변화는 마지막으로 생태계의 최종 소비자인 새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조류 생태조사에서 나비류가 크게 줄고있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병해충을 옮기는 곤충들이 서식지를 남부에서 중부지역으로 옮기면서 생태계 파괴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영조기자 cy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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