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 실물보자’ 학자들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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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 실물보자’ 학자들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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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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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화재硏, 현존最古 추정 신라 비석 공개  
종일 몰려드는 학계인사에
연구소 업무 마비상태로
최광식 중앙박물관장도 들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지난 15일 종일토록 시달렸다. 고대사학계 저명인사들이 연구소로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날 언론보도를 통해 발견 사실이 공개된 포항 학성리 신라고비(古碑)를 보기 위해 연구소를 찾은 것이다. 이 행렬에는 고려대 교수로서 신라사 전공자이기도 한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도 포함됐다.
 연구소는 포항시를 통해 문화재청에 `학성리비’가 발견된 사실을 보고받고, 14일 현장에 출동해 비석을 연구소로 옮겨다 놓았던 것인데 이 소식을 접한 고대사학자들이 너도나도 비석 실물을 보자고 몰려든 것이다.
 연구소 한 직원은 “어떤 중진학자는 방문 전에 미리 전화를 걸어와 연구소로 들른다고 하기에 막을 수는 없어 오시라고 했다. 혼자 오시는 줄 알았더니 제자나 다른 사람들을 잔뜩 데리고 나타나셨다”면서 “아무리 비석이 궁금해도 그렇지, 기본 예의는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유물을 보겠다고 하면 우리가 그것을 막을 명분은 없다”면서 “하지만 종일 학계인사들이 찾아오는 바람에 연구소 업무는 마비되다시피 했다”면서 “기초조사와 유물 보존처리 등이 완료될 때까지는 이런 방문은 삼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산하 기관도 아닌 문화재청 산하기관에 나타난 것도 눈총을 받고 있다.
 최 관장은 이날 연구소에 들러 포항 학성리에서 비석이 발견된 당시 포항공대 모 명예교수가 해 놓은 이 비석 탁본을 내놓고는 실물 비석과 비교해 가면서 판독 작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 관장 본인이 효성여대 교수 재직 시절 울진 봉평비라든가, 영일 냉수리비 판독에 참여한 전력이 있고, 또 신라사 전공자로서 이번 학성리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기초조사도 하지 않은 유물을 보러 다른 기관에 나타난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박물관에서도 기초조사나 보존처리가 끝나기 전 유물은 원칙적으로 공개를 미루지 않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중앙박물관에서는 “우리가 그 비석을 조사해야 하는데 왜 연구소가 가져갔느냐”는 식으로 문화재연구소에 따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웅기자 ksw@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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