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만이 능사 아님을 이제서야 깨달았는가
  • 경북도민일보
살처분만이 능사 아님을 이제서야 깨달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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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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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전국을 휩쓴지도 벌써 석달째다. 그동안 희생된 가축이 270만마리를 넘고, 그 바람에 날아간 혈세 또한 2조원대를 넘어섰다. 이런 피해를 입었는데도 지금 축산농가들은 새로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바로 이동하는 인구가 폭증하는 설 연휴다. 행여라도 설명절이 구제역 확산의 또 다른 촉매제 노릇을 하게 될까 싶어서다.
 정부는 설 이전에 구제역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섣부른 낙관이고 장담인 것 같다. 설 이전이라고 해봤자 며칠 남았는가. 글자 그대로 `금명간’일 뿐이다. 정부의 장담은 예방백신 접종의 끝맺음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진작에 지적한대로 소에게만 예방백신접종을 한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돼지 접종률은 백신부족으로 50%를 밑돈다. 게다가 1차 접종만으로 끝나는 게 아님은 정부가 먼저 아는 일이다. 2차 접종도 해야 한다. 그 완료 시기가 2월 말이나 3월 초다. 이때쯤에 가서 한시름 돌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으로는 살처분매몰 대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이야기다. 가축이 감염되면 일정거리 안의 건강한 소·돼지까지도 닥치는대로 파묻어 버리던 방식을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뒤늦은 대책이지만 그나마도 다행이다 싶다. 멀쩡한 가축마저 마구잡이로 죽여없애는 방역방식은 방역당국의 편의를 위한 측면도 있다. 축산기반 붕괴선이 가까워져 걱정되는 이제서야 `죽이는 방식’대신 `살리는 방역’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국민들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대재앙에 큰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 살아있는 채로 구덩이에 던져지는 가축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국민들의 정서까지 어지럽히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두번 다시 겪어서는 안될 아픔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축산농가와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정부는 백신접종으로 일단 급한 불을 껐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일 뿐이다. 백신은 더 강력한 바이러스 변종을 만들어내는 계기도 될 수도 있기에 하는 소리다. 가축이 면역력을 스스로 갗출 수 있는 축산정책을 펴야 한다. 이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당장 필요한 일은 설 연휴기간 대책이다. 국민들이 연휴기간에 이동을 자제해주는 것만도 도와주는 일이다. 어떻게든 구제역부터 잡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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