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점 영구임대방식 돌려받아
독일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수도원에 있던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그림 21점이 화첩형태로 지난해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베네딕도회 소속 왜관 수도원의 선지훈 신부는 “정선의 화첩을 영구임대 방식으로 돌려받기로 하고 지난해 10월22일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직접 인계받았다”면서 “이 화첩은 현재 모처에 보관중이며 오틸리엔 수도원의 한국진출 100년이 되는 2009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돌아온 정선의 화첩은 1924년 한국을 방문한 노르베르트 베버 당시 오틸리엔 수도원장이 수집해간 것으로 금강산 구룡폭포를 그린 `구룡폭’, 조선시대 이성계가 거주했던 함경도 함흥의 궁궐에 있던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 등이 포함돼 있다.
선 신부는 “프랑스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문제에서 보듯 다른 나라에 있는 문화재급 예술품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일은 쉽지 않다”면서 “오틸리엔 수도원이 한국에 돌려주기로 결단을 내린 것은 고귀한 교회적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왜관수도원 경내에 작은 박물관을 건립해 화첩의 그림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화첩을 1976년 독일 수도원에서 발굴해 학계에 소개한 미술사학자 유준영(71)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겸재작으로 전하는 작품 중 상당수가 위작 시비에 시달리고 있으나 화풍 등 여러 측면에서 보아 이 화첩은 그런 시비에서 자유롭다”면서 “화첩에 수록된 그림은 소재에 따라 `중국 고사도’, `중국 은둔자’, `금강산’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