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 장옥자 여사에게 “고생시켜 미안했다” 마지막 말 남겨
`영웅’은 빈손으로 떠났다. `제철보국’의 일념으로 허허벌판에 국내 최초의 제철소를 세우고 산업강국 대한민국의 기틀을 닦은 박 명예회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재산 한푼 남기지 않았다. 포스코하면 박태준이 연상되지만 포스코 주식 단 한주도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의 사후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박 명예회장은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큰딸 집에서 지냈으며 입원비조차 본인 스스로 감당하지 못했다고 한다. 유족 측 대변인을 맡은 김명전 삼정KPMG 부회장은 “박 명예회장 본인 명의의 재산이나 유산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재산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았다”며 “본인 명의의 집도 없고 주식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철소 창업 당시부터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다”며 “큰딸의 집에서 살면서 생활비도 자제들의 도움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박 명예회장이 40년을 살았던 서울 북아현동 자택도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사임하면서 사회에 환원했다. 당시 박 명예회장의 `차명재산’이 갑자기 노출되자 주저하지 않고 총리를 사임하면서 “사재 사회환원”을 발표한 것이다. 당시 국무총리인 박 명예회장의 존재를 껄끄럽게 생각한 `동교동계가 차명재산을 외부에 흘렸다’는 설이 나돌았으나 확인할 길이 없었다.
고인은 언젠가 영국기업으로부터 최고급 `재구어 승용차’를 선물받은 사실이 있지만 “돌려줬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고인은 아예 없는 `사심’까지도 이승에 내려놓고 떠났다. 박 명예회장은 미망인 장옥자 여사에게 “고생시켜 미안했다”고 했으며 나머지 가족들에게는 “화목하게 잘 살라”고 유언했다.
/손경호기자 sk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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