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은 포스코 및 직장인들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밴드 그룹이다. 이들은 길거리 자선공연 등으로 수익금을 소아암 환자 등 소외계층에 전하는 천사표 음악인들이다. (사진 위는 다락의 공연 모습, 아래는 리더 감학준씨, 소년소년가장돕기 자선 콘서트)
포스코 현장근로자 중심 아마추어 밴드
포항제철소내 행사 전담밴드 맹활약
“문화소외 지역 어디든지 갑니다”
직장인들의 문화가 달라졌다.
칼 퇴근에 이은 흥청망청 술자리는 옛말.
자기계발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논다’.
똑똑한 선택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무엇이든 좋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꺼리’면 된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개성과 공유를 함께 찾는다.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노는’ 직장인들.
이들의 문화는 힘든 노동끝에 맛보는 즐거운 쉼표다.
포항시 남구 포항스틸러스 전용구장 한 켠의 다락 밴드 연습실.
지난 20일 이곳에 들어서자 징징거리는 전자기타와 드럼 소리가 심장을 때린다.
한국 락의 대표주자 김경호의 `나우(NOW)’. 이어 감미로운 발라드 버즈의 `슬퍼지려하기전에’가 이어진다. 연주실력이 수준급이다.
“키보드는 이 부분에서 확 살아나야 해.” 연주가 끝나고 포스코 제강부에 근무하는 김학준(39)씨의 지적이다.
“그래 그래… 미친듯이 두드리고 소리칩시다 !” 연습실은 다시 뜨거운 열정으로 달아올랐다.
`음악에 웃고 우는’ 이들, 음악을 업으로 삼은 전문 밴드가 아니다.
직장인들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그룹이다. 그래도 갖출건 다 갖췄다. 베이스, 드럼, 기타, 키보드, 보컬에다 음향 담당도 있다.
밤 10시가 넘었다. 벌써 두시간째 연습이다. 그래도 이들의 연주는 끝나지 않는다.
직장인 특성상 주말이나 밤늦은 시간이 주 연습시간. 평일 연습은 밤늦도록 이어지기 일쑤다.
밴드 창단 3년째. 첫 출발은 포스코 현장 근로자들이 주축이 됐다. 밴드 리더인 김씨는 “철을 만드는 손으로 아름다운 음악도 다뤄보자는 취지로 팀을 꾸리게 됐다”고 했다.
3명으로 시작된 밴드는 현재 12명으로 늘었다. 음악에 관심있는 직장인들이 멤버다. 포스코 현장 근로자 5명을 포함해 포스텍(포항공대) 연구원, 학원강사 등 일터도 다양하다. 30대가 많아 음악 색도 젊다.
밴드 이름도 “우리 음악엔 즐거움이 많다”는 뜻으로 `다락(多樂)’이다.
창단 멤버인 송영규(40·포스코 열연부·드러머)씨는 “멤버를 뽑을 때 음악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간성 비중을 많이 둔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장에서는 건실한 `근로자’지만,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끼 많은 `음악인’으로 변신한다.
“한 달에 연주할 곡을 미리 2곡 정도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연습한다”는 기타리스트 김민희(40·포스코 제강부)씨는 “연주곡 레퍼토리가 꽤 늘었다”고 귀뜸했다.
이 때문에 포스코 포항제철소내 크고 작은 행사에서 전담 밴드로 맹활약중이다.
그러나 `다락’은 단순히 즐기는 음악 동호회가 아니다.
연습실을 벗어나 포항 문화발전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 위문공연과 음악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자선공연만 40회. 지난 여름에는 송도 솔밭음악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특히 길거리 자선 공연을 통해 푼푼히 모은 성금은 소아암 환자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보컬 담당인 김경아(33·여·학원강사)씨는 “`다락’은 음악에 대한 사랑과 넘쳐나는 끼를 표현하는 곳”이라며 “수차례 공연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음악의 위대한 힘을 배웠다”고 했다.
다락 밴드는 얼마남지 않은 새해 공연에 마음이 설렌다.
멤버 모두의 소망이었던 공연 무대 시설인 `밴드 시스템’을 최근 마련했기 때문이다.
리더 김씨는 “농어촌의 문화 소외지역으로 부지런히 라이브 공연을 열 계획”이라며 “자주 거리에 나가 시민들에게 즐거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락 밴드’는 멤버들 삶의 일부분이 됐다.
이들은 “음악은 일상의 피로를 푸는 공간이자 자유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유일한 순간이다”고 입을 모았다.
밤이 깊을수록 밴드 공연 연습은 열기를 더해간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지만 혼신을 다해 노래 부르고, 기타를 뜯는 순간이 즐겁다”는 `다락’은 내일도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무대에 선다.
글/이진수기자 j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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