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6곳 중 1곳만 카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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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6곳 중 1곳만 카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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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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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부, 전국 3940개 사립유치원 중 696곳에 불과
 학부모들 불만 커도 아이 불이익 받을까 속앓이만

 
 대부분 사립유치원이 유치원비 납부를 현금만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들은 매달 고액이 현금으로 나가는 것이 부담이지만 자녀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9일 교육과학기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3940개 사립유치원 중 현재 카드로 유치원비를 납부할 수 있는 곳은 전체의 17.68% (695곳)에 불과하다.
 전국 사립유치원비 한 달 평균액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41만7000원이다.
 7살 된 자녀를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최모(37·여)씨는 이달 유치원 비용으로 40여만원을 통보받았다.
 교육비 25만8000원을 비롯해 다문화 교육비(영어) 9만원, 급간식비 5만8000원에 종일반비 9만원, 재료비 5000원을 합친 금액은 50만1000원이다. 올해부터 정부로부터 받는 누리과정 지원비 20만원을 제하고 종일반비 지원금 3만원을 빼도 27만1000원이다. 여기에 영어특강을 추가하니 13만원이 더해져 매달 40만1000원을 내야하는 것이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유치원비를 카드로 납부할 수 없는 상황에 불만을 갖고도 이를 드러내면 자신의 아이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속 앓이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6살 아이를 둔 양모(43·여)씨는 “유치원비를 카드로 납부할 수 없다고 (유치원으로부터) 공지 받아 황당했다”며 “계좌이체를 통해 원비를 내는데 얼마 전부터는 아예 자동이체를 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양씨는 “유치원에 들어가게 되면 입학금을 내고 기본교육비에 재료비, 현장학습비 등이 더해져 부담이 크다”며 “카드로 유치원비를 내면 가계 부담이 적어지고 생활비도 좀 더 융통성 있게 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학부모들이 여유가 없을 때는 카드로 낼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자녀가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로 알려지거나 선생님들에게 미움을 받을까 걱정 한다”며 “주변에서 돈을 빌리거나 심지어 제2금융권에서 소액대출을 받아 현금으로 유치원비를 내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사립유치원들이 카드 납부에 적극 나서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카드 수수료’다.
 현재 유치원비를 카드로 수납 시 수수료는 결제액의 2~4% 정도다. 또 유치원비와 아동수가 공개되는 것도 카드 납부를 꺼리는 이유로 꼽는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 류우희 회장은 “지난해 카드수수료 등으로 1000만원 정도를 냈다”며 “그 돈이면 좋은 교재와 교구를 살 수 있고 정부에서 카드 수수료를 0.36% 지원해주고 있지만 굉장히 적다”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물론 원생수와 학급수 등이 드러나는 게 불편하신 분들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난해 12월 유치원에 대한 정보공시제가 통과됐다”며 “아직 각 유치원에서 준비가 안돼 9월쯤부터 정보를 공개할 거 같지만 그렇게 되면 그런 이유로 카드 납부를 꺼리는 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사립유치원의 유치원비 카드 수납률을 30~40%까지 높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명확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교과부 유아교육과 관계자는 “요즘은 작은 가게에서도 카드로 물건을 사는데 학부모들이 당연히 카드로 유치원비를 납부하고 싶어 한다”며 “그러나 사립유치원은 소득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카드 수납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몇 달 전 실태를 조사해보고 사립유치원에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당황했었다”며 “당연히 (카드를)받아야 하는데 소득세법을 근거 삼아 소비자상대업종이 아니니 카드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카드 수납률을 30~40% 정도로 높일 계획”이라며 “현재 국세청 등과 논의해볼 예정이지만 사립유치원에서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법개정 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시·도교육청예산편성과정에서 각각의 사정에 따라 수수료 지원예산을 반영하지 않는 곳도 있다”며 “시·도교육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월 말 교과부에서 사립유치원비 카드 수납률을 높이라는 계획이 내려왔지만 구체적인 확대 방안은 아직 없다”며 “교과부에서 지정한 0.36%를 시교육청예산에 반영했고 그 외에 따로 시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밝혔다.
 /박동혁기자 phil@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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