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家)의 유산 다툼은 이병철 회장 장남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 부친 이맹희씨가 2월 7666억원의 주식 분할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씨에 이어 차녀 이숙희씨 등이 잇달아 소송을 제기해 총액이 1조738억원대로 늘어났다. 그러자 이건희 회장은 형제들을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라고 비난하며 “선대 회장 때 다 분재됐다.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이맹희 씨는 육성녹음을 통해 “건희가 어린애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듣고 몹시 당황하였습니다. 삼성을 누가 끌고 나갈 건지 걱정이 됩니다. 한푼도 안주겠다는 그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한 겁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숙희 씨도 “형과 누나를 상대로 한 말로서는 막말 수준”이라며 “`선대 회장 때 다 분배됐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맞받아쳤다.
이건희 회장은 급기야 24일 “이맹희씨는 집안에서 쫓겨난 사람”이라며 “이맹희 회장이 나하고 1대 1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큰 오산”이라고 아예 깔아뭉갰다. 뿐만 아니라 “그 양반은 30년 전 나를 고소하고, 아버지를 형무소에 넣겠다고, 청와대에 박정희 대통령에게 고발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 지경이면 형제가 아니라 원수다.
심지어 “이맹희 씨는 우리집에서 퇴출된 양반이다” “자기 입으로 장손이다 장남이라고 하지만 나를 포함해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고 그 사람이 제사에 나와서 제사 지내는 꼴을 못봤다”고도 했다. 누나 숙희 씨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숙희는 `내 딸이 이럴 수 있느냐, 삼성 주식은 한 장도 줄 수 없다’고 해서 그걸로 끝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건희 회장은 물론, 이맹희씨, 이숙희씨는 재벌 또는 준재벌급 부자들이다. 이맹희씨는 아들이 CJ그룹 회장이고, CJ는 이병철 회장이 물려준 것이다. 숙희씨도 구인회 LG창업주 셋째 아들에게 시집간 재벌의 며느리다. 또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 지도 25년이 지났다. 부친이 사망한지 무려 25년이 지나 유산 문제로 시끄럽게 구는 삼성 일가족이 부끄럽다. 돈 있는 사람들이 더한다더니 꼭 그 짝이다.
`삼성’은 이씨 일가가 일군 기업이지만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정부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해 들어 먹음으로써 투입된 공적자금은 국민의 혈세다. 그럼에도 세계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시장을 호령하는 삼성을 국민들은 아끼고 존경해왔다. 그러나 형제간 유산 다툼은 삼성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말았다. 삼성가 형제들은 지하의 이병철 회장에게 고개를 들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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