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인사실패 가운데 최시중 전 위원장은 최악이다. `고향 사람’ `여론조사전문가’라는 이유로 대선과정은 물론, 정권 출범 이후 그에게 엄청난 권한과 권력을 쥐어 줌으로써 이 대통령에게까지 오물이 튀는 참담한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비리가 드러나자 “대선에 썼다” “청와대가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헛소리 한 사람이 대통령 `멘토’라니 기가 막힌다.
최시중은 이명박 대통령의 수치다.
최 전 위원장이 `돈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양아들’로 불린 정용욱 방통위 정책보좌역(해외 도피)이 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에게 교육방송 이사 선임 등과 관련해 수 억 원을 받은 의혹이 불거지자 방통위원장을 물러났다. 그의 양아들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외국으로 도주했다.
2009년 미디어법 통과 직후 국회 문광위원들에게 `500만원’씩이 든 봉투를 양아들이라는 정용욱이 돌렸다. 2008년 추석 직전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 3명에게 3천5백만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무리 대선에 공을 세웠다 해도 공직에 절대 들어와서는 안될 기피인물 1호였다는 얘기다.
최 전 위원장이 신고한 재산은 무려 72억원이다. 장남과 손녀 등의 재산 신고를 거부하고도 이 정도다. 대한민국의 0.01%에 들어가는 부자다. 이런 사람이 전라북도 출신 건설시행사업자로부터 돈을 받아썼다. 뿐만 아니라 파이 시티 로비자금을 챙기는 모습이 브로커 운전사에 의해 사진으로 찍혀 협박을 받고 2억원을 입막음용으로 건넨 사람이 최시중이다. 이 대통령이 사람을 잘못봤어도 너무 잘못봤다.
이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핵심인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도 파이 시티로부터 10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그의 방에서는 파이시티 시행사업과 관련한 문건이 나왔다. 박 전 차장은 민간 다이아몬드 개발업자와 아프리카로 어디로 어울려 다님으로써 그 지저분한 `다이아몬드 스캔들’의 중심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이런 인물들에게 권력을 쥐어줬다는 말인가?
이 대통령 핵심측근들은 거의 몰락했다. 그러나 아직도 권력기관에는 선진국민연대 출신들이 요소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민간인 사찰의 주모자 이용호 전 청와대 비서관 행태로 봐 다른 선진연대 출신들이 어떤 부정, 비리로 검찰에 불려갈지 알 수 없다. 이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측근들의 부정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 검찰이 나서기 전에 사정기능을 총동원해 주변을 대청소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MB측근 비리 때문에 12월 대선이 위험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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