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4년 전 52만 시민 앞에 내놓은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되돌아보면 호화롭기까지 하다. 시민들 눈앞에 새 천지가 벌어지는 게 아닌가 싶을만큼 덩어리 큰 사업들로 계획들이 꽉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곡단지와 환호해맞이공원에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한 게 그 하나다. 그 뿐만 아니다. 영일만배후단지에 연료전지 집적단지를 만들고, 테크노파크 2단지(포항테크노밸리)엔 수소·신재생에너지복합발전단지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포항은 신재생에너지의 총본산이 될 판이었다. 그러나 테크노파크 2단지는 자칫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가 오는 6월말이나 되어야 성사될지 말지 결판이 나게될 공산이다. 이 또한 포항시가 눈독들여온 대형사업의 하나다. 그러니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도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어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가슴이 타들어갈 정도다.
신재생에너지사업 목표 연도인 올해 현재 실적은 거의 없다. 덩치 큰 사업에 필요한 국비확보가 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다. 게다가 민자(民資)유치도 못했다. 수레의 동력인 두 바퀴가 모두 바람이 빠져 주저앉고만 것만 같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확신감도 없이 말부터 앞세우고 본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고 말았다. 마치 신기루에 홀린 것만 같다. 허공에 누각을 지은 꼴이다.
포항시의 신재생에너지사업계획이 실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포항 남구 대보면엔 3㎽ 규모 태양광발전소가 내년에 들어선다. 흥해 남송리엔 지열발전소를 지을 터도 마련했다. 개별사업으로만 본다면 손뼉을 쳐줄 수 있는 성과다. 그러나 목표액이 1조 원인데 몇 백억 원을 내세우기엔 남사스럽달 지경이니 탈이다.
그렇다고 지레 낙담한 나머지 포기할 수는 없다. 목표시한을 다시 늘려잡아서라도 반드시 성취해야할 사업들이다. 포항의 성장동력이 될 사업의 가능성이 보이는 사업들이 아닌가. 목표도 발상도 좋았지만 국비예산을 따내고, 대기업들의 지갑을 열게 할 힘이 달리는 게 문제다. 지역사회가 총력전 태세로 나서야 할 과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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