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重의 `포항투자’불씨 아직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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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重의 `포항투자’불씨 아직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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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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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역시 필요하고 중요한 것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어제 현대중공업(現重)이 포항지역 관계자 30여명을 맞아 `2단계 양해각서(MOU)이행’과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을 되새겨 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현중의  속내를 분명히 알 수 있었고 사태가 절망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았음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대화 내용을 훑어보면 현중의 2단계 포항투자(조선용 공장 증설·투자)는 물거품이 된 것으로 느낄 소지가 많다. 민계식 부회장을 비롯한 현중 관계자들의 설명과 답변이 그렇다. 예컨대 민 부회장은 “기업은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간다. 따라서 현중의 포항투자는 여건이 좋아야 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포항시가 요구하는 평당 40만원의 부지매입으로는 포항에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까지 했다. 이런 대목에만 집착하면 현중의 포항투자는 그의 말마따나 “물건너 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벼랑끝 분위기에서도 우리는 포항시와 현중이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희망의 여지를 읽고 있다.`물건너 갔다’는 것은 몸통만 부각된 표현일 뿐 전체 흐름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보도된 대화록을 살펴보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비관만 앞세우지 않을 몇가지 대목이 눈에 띈다. 첫째는 현중의 자금력과 협상의 여지를 언급한 대목이다. 현중은 해마다 대형사업을 5~7개 정도 벌이고 있고 포항시가 적합한 조건만 제시하면 반영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둘째는 2단계사업시기는 놓쳤지만 그렇다고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한 점이다. 셋째는 쌍방이 `추진실무협의회’구성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물밑 빙산의 크기에 더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포항엔 현중의 조선블록공장 3만평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중은 여기에 10만평을 추가 조성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쌍방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
2단계 계획 또한 마찬가지다. 쌍방의 줄다리기는 끊어질 듯 위태롭게 보이기까지 한다. 포항시민들 또한 애증(愛憎)이 엇갈린 눈길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그렇다고 갈 데까지 다 간 국면이라고 단정짓기는 아직이르다고 본다. 포항은 현중의 투자가 필요하고, 현중 또한 포항이 지닌 투자 매력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건이 안맞아 조율 단계에서 삐걱이는 소리가 나고 있는 국면이라고 본다.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려면 포항의 여건 갖추기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포항은 협상 상대가  기업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장사꾼’의 본질과  목적이 무엇인가. 기업하기 좋은 곳에서 이윤을 내는 것이라고 압축 해도 무방할 것이다. 게다가 현중은 세계 어느 곳이라도 진출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아닌가. 포항은 이런 일을 이미 경험한 처지다. 포스코마저도 포항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벌인 전례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포항시를 질책했지 떠나는 기업을 비난할 수 없었다. 기업의 본질을 애향심 하나만으로 묶을 수는 없는 일인 탓이다.
포항시는 현대중공업이 잊지못하는 투자매력을 충분히 되살리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투자된 분야라도 불편 사항이 있으면 발빠르게 바로잡아주기에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이젓저것 따지고 재다가 또다시 때를 놓친다면 그 손해는 결국 누구의 몫인가.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다. 우리가 살아 있는 `불씨’를 눈여겨보는 것도 쌍방의 이익을 살리자는 뜻에서다. 포항시는 기업유치 경쟁력 갖추기에 시민과 함께 발벗고 나서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한다. 현중 또한 다소 미진한 것은 시간을 갖고 바로 잡기로 하고 당초 약속을 지켜 반드시 포항에 둥지를 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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