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전격 탈당했다. 그는 당을 떠나며 “당 소속 의원 10여명과 사전 얘기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후속 탈당 예고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노선이 한나라당과 차별이 없다”는 게 탈당의 변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사학법, 언론법 개악 등으로 개혁 좌파를 자임할 땐 언제고 열린우리당 인기가 굴러 떨어지니 `난파선에서 뛰어 내리고 보자’ 식인가?
임 의원은 “지금처럼 보수화한 열린우리당으로는 지지세력인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할 수 없고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체성 없는 잡탕 정당으로는 희망이 없으며 노선별로 갈라서야 한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시민사회의 뜻있는 분들과 힘을 모아 새로운 희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어이가 없다. 서민과 중산층 이탈을 자초한 집권당 의원으로 일말의 반성도 없다. 민주당을 깬 장본인이 민주당과 힘을 모으겠다는 것도 듣기 역겹다.
임 의원은 열린우리당 안에서도 대표적 좌파로 꼽혀왔다. 이라크 파병 반대와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 반대, 미국에 대한 비난, 북한 감싸기에는 항상 전면에 있었다. 열린우리당이 잡탕정당이었다면 그동안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왜 당원임을 자임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열린우리당이 보수화 됐다면 진작 민주노동당에 입당했어야 하지 않았는가?
임 의원에 이어 탈당이 예고된 열린우리당 의원 모두 똑같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에 힘입어 국회의원에 거의 무임승차했던 이른바 `탄돌이’들이 노 대통령 인기가 땅바닥이라고 등을 돌리는 것과 다름 없다. 특히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던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 등의 탈당 예고는 한마디로 배신행위다. 오히려 당 사수를 외치는 원리주의자들이 돋보일 정도다. 탈당하려거든 조용히 떠나든가, 아니면 머리 숙이고 국민의 심판을 받을 준비를 하는 게 순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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