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공포로 얼룩진 중국현대사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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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공포로 얼룩진 중국현대사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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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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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건의 주역 왕단 `왕단의 중국현대사’번역 출간

 굴절된 中공산당 모습 추적
“중국의 한국전 참전은
 마오쩌둥의 정치적 판단이다”

 

 “마오쩌둥은 소련에 즉각적 군사적 지원을 명확하게 약속받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고위 간부의 반대 의견에 부딪혔는데도 독단적으로 행동해서 항미원조 전쟁(한국전쟁)을 일으키려고 고집을 피웠다. 여기에는 그의 깊은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주역 왕단이 쓴 역사서 `중화인민공화국사 십오강’이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한국어판 제목은 `왕단의 중국현대사’. 지난해 대만에서 출간되자마자 중국 정부는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학생지도자였던 왕단은 `반혁명선전선동죄’ 등의 죄목으로 여러 차례 수감됐으며 1998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망명 후에는 중국의 민주개혁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대만의 한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부터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건, 개혁개방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굴절된 중국 현대사의 진짜 모습을 추적한다.
 왕단은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쓴 글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정치사는 국가 폭력과 사회적 공포가 교차된 역사라고 할 수 있다”면서 “`두려움’이라는 말을 제쳐놓고는 중화인민공화국 정권과 중국의 정치 생활에 중화인민공화국 정권이 가져다준 깊숙한 영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2장 `한국전쟁’에서는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된 배경 등을 심층 분석해 눈길을 끈다.
 왕단은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은 마오쩌둥의 정치적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함으로써 중국인들의 민족주의를 자극해 국민적 단결을 끌어내는 것은 물론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서양과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위엄을 세우는 데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전쟁 직후 중국 공산당은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원조하며(항미원조) 고향과 국가를 보위하자’는 군중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왕단이 소개하는 한국전쟁 뒷이야기도 흥미를 자아낸다.
 스탈린과 마오쩌둥이 남침 계획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자 김일성은 크게 낙담했다. 한국전쟁을 연구한 중국 학자 선즈화에 따르면 1950년 1월 17일 주중 북한 대사의 환송회장에서 김일성이 술에 취해 크게 울부짖으며 소련 관리들에게 자신의 `조선 통일 계획’ 완수를 지원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난처해진 주 북한 소련대사는 이틀 뒤 스탈린에게 이 상황을 전보로 알렸고 스탈린은 같은 달 30일 김일성의 계획에 동의한다는 답신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송인재 한림대 HK연구교수는 “왕단이 들려주는 중국 현대사는 1949년 정부 수립 이후 중국 공산당의 통치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비판하며 다른 책들과 차별성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2012년을 2102년(11쪽)으로, 19일을 9월(54쪽)로 표기하는 등 오탈자는 책에 대한 몰입을 방해해 아쉬움을 남긴다. 연합
 동아시아사. 560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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