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김정일 NLL’ 총정리
  • 한동윤
`노무현-김정일 NLL’ 총정리
  • 한동윤
  • 승인 201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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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바꾸자”와 “NLL 포기”의 차이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초 실종
 반드시 규명하고 넘어가야”

 

 노무현-김정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느냐, 아니냐의 논쟁이 노-김 대화록이라는 `사초(史草) 실종사건’으로 번지면서 핵심을 벗어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대화록을 열람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이 대화록을 `폐기했다’는 의혹이 짙어짐으로써 논쟁은 원점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각종 여론조사에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느냐’에 동의하는 국민보다 동의하지 않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NLL 거래’ 의혹은 있지만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과연 여론의 다수가 “NLL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해서 NLL을 포기한 게 아닐까?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앞에서 “NLL을 포기한다”고 말한 바는 없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NLL을 바꿔야한다”는 발언을 분명히 했다. “내가 봐도 북한이 숨통이 막힌다”고 했다. NLL 때문에 북한의 숨통이 막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NLL을 “이상한 괴물”이라고 했다. 북한의 숨통을 막는 NLL은 이상한 괴물이니 바꾸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코앞에서 “NLL은 헌법에도 없고 국제법에도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야말로 `이상한 괴물’로 낙인찍었다.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적군의 수괴(首魁) 앞에서 우리 군이 목숨 걸고 지켜온 NLL을 패대기친 것이다. “당신의 심장을 도려내겠다”고 한 것과, “당신의 목숨을 끊어버리겠다”는 같은 뜻 아닌가?
 민주당과 `친노’ 주장대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치자. 그러면 노-김 정상회담 이후 열린 남북국방 장관회담에서 김장수 당시 국방 장관이 NLL 해체를 주장하는 북한 측 요구를 거부하자 북한 대표가 왜 “당신 대통령에게 확인하라”고 윽박질렀을까? 노-김 회담에서 NLL을 해체하기로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북한은 작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NLL을 지키는 선에서 서해공동어로구역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하자 “남북 합의도 모르는 무식한 소리”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노-김 회담에서 NLL을 손보기로 합의했는데 웬 뜬금없는 소리냐는 것이다. 북한은 노 전 대통령의 “NLL은 바꿔야한다”는 발언을 “NLL 포기”로 확신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노 전 대통령이 `NLL 대화록’을 폐기했다면 노 전 대통령 스스로도 NLL 발언의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그토록 간절히 추진해 성공시킨 남북정상회담 기록을 자랑스럽게 후세에 남겨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왜 유독 남북정상회담 대화록만 폐기했으며,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았을까? 민주당과 친노는 답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하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포기”라는 말이 없었다고 `포기’가 아닌 게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초 실종이다. NLL 대화록 폐기는 조선왕조실록(實錄)이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 만약 사초가 사라진 게 확인되면 책임자는 참수(斬首)를 면치 못한다. 역사의 기록, 그중에서도 남북정상회담 기록이다. 왕조실록이나 사초보다 훨씬 중요하다.
 노-김 대화록 실종은 반드시 규명하고 넘어가야 한다. 노-김 대화록이 사라진 시기에 살고 있는 전 국민의 문제다. 이 사건을 규명하지 않고는 당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사초 실종의 공범이나 방관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 정치권이 미적거리면 국민들이라도 들고 일어나 사초 폐기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특검’을 운운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자기들과 가까운 `민변’의 좌경 변호사를 특검으로 지명하겠다는 속셈이다. 민주당은 대화록 실종의 원죄(原罪)를 안고 있다. 그 원죄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길은 낮은 자세로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 입을 다물 때다. 입을 열수록 NLL의 수렁으로 더 굴러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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