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임시 본사
  • 김용언
한수원 임시 본사
  • 김용언
  • 승인 2013.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인의 `빨리빨리’는 온 세계에 두루 알려진 품성이다. 어느 나라 사전에 이 말이 올랐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정확치는 않다. 오래전 외국에서 만난 터키청년이 이 말을 능숙하게 하는 것을 듣고 실소한 일이 있다. 그는 음식점 종업원이었다. 그는 “싹싹 핥았다”는 말도 알았다.
 욕속부달(欲速不達)이란 말이 있다. 일을 빨리 하려고 서두르다가는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뿐이 아니다. 성급함을 나무라는 말들은 수두룩하다. 성경도 성급함을 경계한다. “지식 없는 소원은 선하지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잘못 가느니라.” 구약 잠언 19:2에 나오는 말이다.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서두름은 실패의 어머니”라고 썼다. 괴테 또한 “덤비고 있으면 찾을 집도 못 찾는다”고 했다. 그의 `箴言과 성찰’에 나오는 말이다.

 경주시가 한수원 임시 본사로 쓸 건물을  추천했는데 하나같이 쓸 만한 게 없다는 모양이다. “창문하나 없는 지하에 곰팡이 천국 아니면 반지하”라고 한다 때문에 한수원 관계자는 “이런 곳에서 어떻게 근무하느냐”고 입이 불쑥 나와있다나 보다. 그러나 경주시 관계자 얘기는 또 다르다.“그런 건물이라도 수리해서 쓰면 된다”며 “정말 내려올 생각이 없는 모양”이라고 의심을 드러냈다. 마치 부엌과 안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엇갈리듯 하고 있다.
 당초 2014년말까지 이전하도록 돼있던 것을 1년 앞당긴 게 화근이 되고 말았다. 괴테의 말마따나 `찾을 집도 못 찾는” 모양새다. 서울 본사 직원들이 내려와 일할 곳을 찾지 못한 때문에 본사 신축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금 같아서는 `하세월(何歲月)’이 될지도 모를 판이다. 직원 가족들의 주거시설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방폐장’만 유치하면 모든 게 술술 풀릴 줄 알았던 게 착각이었나 보다. 호사다마(好事多魔)이어서 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