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신발 떨어져 양복 떨어져 담배꽁초 떨어져/ 이거 참 기가 막혀 맥이 풀리네/ 하늘에서 돈벼락이 씽씽 불어 떨어져라/ 낙찰지갑 먼지만 난다 삼등 인생이라.’ 1960년대 후반, 반야월이 작사하고 김용만이 노래한 `삼등인생’이란 가요의 2절 가사다. 경쾌한 멜로디에다 노랫말까지 익살스러운 탓인지 당시 크게 히트했던 유행가인데,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그 턱없는 기원은 그때나 지금이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공상 중에서도 가장 하바리로 꼽힐 `하늘의 돈벼락’은 그러나 놀랍게도 인간 세상에는 종종 현실로 일어나는 일이다. 운석(隕石)이 바로 그 돈벼락이랄 수 있다. 지구 바깥으로부터 운석이 날아드는 일은 지구상에 늘 있어왔지만 가장 최근의 것은 지난해 2월의 우랄산맥 부근의 운석우(隕石雨)현상이다. 운석 한두 개가 아니라 우박처럼 우두둑 쏟아졌대서 `운석우’라 한다. 이때 러시아 체바르쿨 호수에 떨어진 운석 하나가 수거되었는데, 무게가 600kg 정도다. 그 값은 우리 돈으로 무려 1조4400억 원! 그야말로 돈벼락이다.
지난 10일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의 한 파프리카 농장과 이웃 미천면 오방리 콩밭에서 발견된 운석 뉴스가 금주 내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방송이건 인터넷이건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이 돌이 운석으로 판명 날 경우 그 값이 얼마에 이를까 하는 호기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로또에 당첨된 것으로 비유되는 이 행운을, 사람들은 `내겐 왜 저런 행운이 오지 않는가.’하고 탄식하며 부러워하지만 생각해보면 참으로 고마워해야 할 일이 따로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지역에 쏟아진 운석우는 16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그 마른하늘의 날벼락이 이번에 나와 이웃의 머리 위에 우두둑 떨어지지 않은 것만도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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