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하고`고발’하면 국회의원 되고 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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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하고`고발’하면 국회의원 되고 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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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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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대구지검 형사3부의 백혜련 수석검사가 3년 전인 2011년 “검찰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검찰 수뇌부를 질타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백 검사는 12년간 형사부에서 근무하며 국세청 비리, 재건축 비리 등을 수사해온 일선검사다.
 검찰에 잘 근무하던 그녀는 검찰 수뇌부를 맹렬히 비난하고 사표를 낸지 4개월여 만에 민주통합당 경기 안산 당원갑 국회의원선거후보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통진당과의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그녀를 안산 당원갑 후보로 공천했다. 그러자 통진당이 격노했다. 한명숙-이정희간 민주-통진당 야권연대가 시퍼렇게 살아 있던 시점이다. 결국 백 후보는 후보를 사퇴해야 했다.
 백 전 검사는 2년 후 이번에는 수원 권선 국회의원 보선에 새정연 공천을 받았다. 국정원 대선댓글 의혹수사 외압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과 동시에 공천을 받은 것이다. 백 검사나 권 전 수사과장의 공통점은 자기가 속했던 `검찰’과 `경찰’이라는 조직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그 결과 야당의 국회의원선거후보로 공천받았다는 사실이다.
 백 전 검사는 올 만 47세다. 3년 전 검찰 수뇌부를 비난하고 사표를 냈을 때가 그녀 나이 44세다. 20년 가까이 검찰이라는 조직에 충성을 다하며 부정과 비리를 처결해리왔을 것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선거를 5개월 앞두고 느닷없이 검찰 선배들을 비난하며 사표를 냈다. 그리고는 민주당에 입당했다. 공천을 받았고, 경선에 실패하자 다시 2년 후 수원에 공천을 받았다.

 권은희는 국정원 댓글 의혹을 수사하며 직속상관인 서울경찰청 김용판 청장이 국정원 대선 개입의혹을 규명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해 김 청장의 옷을 벗겼다. 그러나 그녀의 주장은 단 하나도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모조리 배척됐다. 사실상 위증(僞證)을 한 셈이다. 그런 권씨가 광주에 공천을 받았다. 백 전 검사나 권 전 수사과장은 모두 자기가 몸담았던 조직에 찬물을 끼얹고 국회의원 금배지를 다는 출세가도로 달려간 것이다.
 검찰이나 경찰 출신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것은 본인들의 자유다. 그러나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자기가 소속했던 조직을 희생시켜가며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행태는 옳지 않다. 특히 권 전 과장처럼 나라 전체를 들쑤신 `수사 외압’ 주장이 사법부에 의해 깡그리 무시됐는데도 “광주의 딸”인 그녀를 `광주’에 공천함으로써 `사후뇌물죄’, `보상공천’이라는 비난을 자초한 것은 전적으로 새정연 책임이다.
 이밖에도 야당은 보안사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 1990년 재벌의 부동산 투기 실태 감사가 재벌 로비에 의해 중단됐다고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원 감사관, 92년 대선 당시 “군 부재자 투표에서 민자당 후보를 찍으라는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한 이지문 중위 등을 공직선거에 공천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정치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내부 비리 고발과 폭로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 결과가 `정치’와 결합하면 `동기’부터가 지저분해진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특정 진영을 유리하게 만드는 폭로나 고발은 악의적이다. 더 나쁜 것은 그런 고발과 폭로를 국회의원 공천으로 보상하는 정당의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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